[정의]

지금의 충청남도 보령시 남포면에 거주했던 조선 전기 문신.

[개설]

서거정(徐居正)[1420~1488]은 45년간 세종부터 성종까지 6대의 왕을 섬긴 조선 전기의 대표 문신으로 지금의 충청남도 보령시 남포면에 거주하였고, 남포의 경관에 관한 시를 남겼다.

[가계]

본관은 대구(大丘)이다. 자는 강중(剛中)·자원(子元), 호는 사가정(四佳亭) 혹은 정정정(亭亭亭)이며 서익진(徐益進)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호조전서(戶曹典書) 서의(徐義), 아버지는 목사(牧使) 서미성(徐彌性)이다. 어머니는 권근(權近)의 딸이다. 자형(姉兄)은 최항(崔恒)이다.

[활동 사항]

서거정은 여섯 살에 시를 지어 신동으로 불리었다. 조선 초 세종(世宗)[재위: 1418~1450] 때부터 문장으로 이름났는데, 문장뿐만 아니라 천문(天文)·지리(地理)·의약(醫藥)·복서(卜筮)[길흉(吉凶)을 알기 위한 점(占)]·성명(性命)[사람의 천성(天性)과 천명(天命)]·풍수(風水) 등 여러 분야에서 뛰어났다. 1438년 생원과 진사에 동시 입격하고, 1444년 문과 급제 후 관직 생활을 시작하였는데, 1453년에 수양대군을 따라 명나라에 종사관(從事官)으로 다녀왔다.

조맹부(趙孟頫)의 「적벽부(赤壁賦)」 글자를 모아 칠언절구 16수의 시를 지은 것을 세조(世祖)[재위: 1455~1468)]가 보고 감탄하였다. 1457년 문과 중시(重試)에 병과 1위로 급제하였다. 이듬해 정시(庭試)에서 우등하였고, 1466년 발영시(拔英試)와 등준시(登俊試)에도 급제하였다. 세종부터 성종(成宗)[재위: 1469~1494]까지 6대의 왕을 모신 관료로 크게 활약하였다. 특히 23년간 문형(文衡)을 관장하고, 23차에 걸쳐 과거 시험을 관장해 많은 인재를 뽑아 조선 초기의 문화를 부흥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서거정의 학풍은 15세기 관학(官學)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동시에 정치적으로는 훈신(勳臣)의 입장을 반영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거정의 문장은 중국에도 알려져, 1460년에 사은사(謝恩使)로 중국에 갔을 때 통주관(通州館)에서 안남사신(安南使臣)과 시재(詩才)를 겨루어 탄복을 받았으며, 요동 사람 구제(丘霽)는 서거정의 초고에 감탄하였다는 일화가 전한다. 『경국대전(經國大典)』 찬수에 참여하고, 『삼국사절요(三國史節要)』를 공편했으며, 『동문선(東文選)』 130권을 신찬하고, 『신찬동국여지승람(新撰東國與地勝覽)』 50권, 『동국통감(東國通鑑)』 57권을 찬진(撰進)하였다. 『필원잡기(筆苑雜記)』를 저술하였다.

서거정은 남포[현 충청남도 보령시 남포면 일대]와 인연이 깊다. 보령에서는 서거정이 남포에 머물러 거주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서거정이 남포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 「하증함담홍(霞蒸菡萏紅)」이 있다.

고군빈남해(古郡濒南海)[옛 고을 남해 가에 자리 잡으니]

산하지리웅(山河地理雄)[안팎의 산과 물이 웅장도 하다]

도연능작우(島煙能作雨)[섬에서 떠오르는 연기는 능히 비를 짓게 하고]

강수이생풍(江樹易生風)[강가에 선 나무에는 바람도 쉬 생긴다]

수염포도벽(水染葡萄碧)[물은 포도로 물들어 푸르렀으며]

하증함담홍(霞蒸菡萏紅)[물안개는 연꽃을 찌어낸 듯 붉었나]

백사황죽로(白沙黃竹路)[흰모래 위 누른 대나무 숲길에]

신재화도중(身在畫圖中)[이 몸 완연히 한 폭 그림 가운데 있구나]

[학문과 저술]

저술로는 시문집 『사가집(四佳集)』이 전한다. 공동 찬집으로 『동국통감(東國通鑑)』·『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동문선(東文選)』·『경국대전(經國大典)』·『연주시격언해(聯珠詩格言解)』가 있고, 개인 저술로서 『역대연표(歷代年表)』·『동인시화(東人詩話)』·『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필원잡기(筆苑雜記)』·『동인시문(東人詩文)』 등이 있다.

[묘소]

묘소는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왕림리 47에 있다.

[상훈과 추모]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왕림리 47에 사당이 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