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000009
이칭/별칭 백제문화제
분야 역사/전통 시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충청남도 부여군
시대 고대/삼국 시대,현대/현대
집필자 강종원

[정의]

충청남도 부여군과 공주시에서 백제를 주제로 매년 개최하는 역사 문화 축제.

[백제문화제의 시작]

백제문화제는 백제 부흥의 염원을 담은 대표적인 지역 축제이다. 백제문화제는 백제 망국의 원혼을 위로하는 제의에서 비롯되었다. 1955년 4월 18일 부여 지역의 유지들이 뜻을 모아 ‘백제대제집행위원회’를 구성하여 ‘백제대제’를 거행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부여 지역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부소산성에 제단을 설치하고 백제 말의 3충신 성충(成忠), 흥수(興首), 계백(階伯)에게 제향을 올렸으며, 백마강 연변에서는 백제 멸망 당시 강물에 몸을 던진 백제 여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수륙재(水陸齋)를 거행하였다. 백제대제는 백제 망국의 원혼을 달래는 제의 중심의 행사였지만 축제 분위기를 진작시키기 위하여 이후 1957년 부소산성삼충사(三忠祠)를 건립하고 제향을 하여 백제문화제의 출발점이 되었다. 개최 시기는 처음에 4월이었으나, 1956년 제2회 백제대제부터 10월 초로 변경되었다. 1965년 제11회 때부터 백제 망국의 원혼을 위로하는 제의 성격이 짙었던 ‘백제대제’, ‘백제제’ 등으로 불리던 명칭을 백제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계승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한 종합적인 문화 축제로서의 성격을 갖는 ‘백제문화제’로 변경하였다. 또한 그동안 민간 주도로 시작된 백제문화제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위하여 전국 규모의 농악대회와 궁술대회 등도 진행하였으며, 충청남도가 주체가 되어 행사를 주관하였다.

백제문화제는 1955년 제1회부터 1965년 제11회까지는 부여군에서 단독으로 개최하였다. 당시 주요 행사는 백제의 삼충신 제향과 삼천궁녀위령제 ‘수륙재’가 중심이었고, 제천 행사와 민속·예술·체육대회 등이 가미되었다. 민속놀이로 농악·추천[그네]·궁도·씨름 등의 대회가 실시되었으며, 문화예술 행사로 시조대회, 백일장, 백제공주선발대회, 가장행렬 등이 펼쳐져 백제의 원혼을 봉행하는 제의를 제외한다면 백제문화제로서의 특성을 나타내기보다는 종합 문화예술제로서의 성격을 갖는 소박한 지역 행사였다. 1965년 제11회 백제문화제 개막식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하여 축제의 위상을 높였다.

[백제문화제의 정착]

1966년 제12회부터 공주 지역에서도 백제문화제에 참여하여 부여와 동시에 진행되었다. 공주 백제문화제는 서막식과 ‘백제중흥 5대왕 추모제’[1971년 이후 백제중흥 4대왕 추모제], ‘사비성천도 성화 봉송식’, 축등점화식 등으로 시작되었다. 1965년 제11회 때부터 백제문화제 주체가 충청남도로 바뀌었으나,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다시 주체가 부여와 공주로 전환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71년 무령왕릉의 발굴로 백제 문화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크게 일어 제17회 백제문화제는 충청남도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1970년대 백제문화제는 부수적인 문화 행사가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특히 공주 지역의 경우 10여 종에 지나지 않던 행사 수가 1970년대 후반에는 40여 종에 이를 정도로 확대되었다. 1973년 이후 백제문화제에 대한 활성화 대책이 수립되면서 ‘백제문화제선양위원회’를 조례화하고, 도와 군의 보조금을 대폭 지원하여 예산의 80% 이상을 지방비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제도화된 것에 기인한다. 그 결과 백제문화제는 1977년 경주의 신라문화제, 진주의 개천예술제와 함께 전국 3대 문화제의 하나로 문화공보부의 공인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부여와 공주가 동시 개최하는 백제문화제 행사는 많은 부분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으며, 부여와 공주가 매년 행사를 각각 준비하는 데 부담이 있었다.

1975년 제21회부터 4년간은 백제문화제가 공주와 부여 이외에 당시 도청 소재지였던 대전까지 확대하여 개최되었다. 충청남도의 대제전이라는 명분 아래 도내 전 지역으로 백제문화제의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것이었으나, 백제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부족하였던 대전 백제문화제는 전시 위주의 행사로 진행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또한 3개 지역이 과도한 경쟁과 시·군 간 행사 종목의 중복, 학생 동원 행사의 증가, 관광객 유치의 실패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이에 따라 1978년 제24회를 마지막으로 대전에서의 개최는 중단되었다.

[백제문화제의 발전]

충청남도의 대제전이라는 명분으로 1975년부터 1978년까지 부여·공주·대전에서 개최되었던 백제문화제는 기대와는 달리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결국 원래대로 환원되었다. 대신에 부여와 공주에서 격년제로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1979년 제25회 백제문화제는 공주에서 개최하고, 그 이듬해 1980년에는 부여에서 개최하는 윤번제 방식으로 조정된 것이다. 즉, 홀수 년에는 공주에서, 짝수 년에는 부여에서 대제(大祭)와 소제(小祭)의 개념으로 번갈아 개최하였다. 특히 소제 때에는 순수한 제전 행사만 거행하였는데, 부여에서는 백제대왕제·삼충제·궁녀제가, 공주에서는 백제중흥 4왕 추모제를 지냈다. 이후 부여에서는 1980년대 중반에 들어와 삼산제·팔충제·충혼제가, 1990년대에는 오천결사대충혼제·사비정도고유제가 추가되었다. 백제문화제가 백제의 정체성 계승에 토대를 두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백제문화제의 격년제 개최는 1979년 제25회부터 2006년 제52회까지 28년간 시행되었다. 이러한 격년제의 시행은 보다 많은 준비 기간을 확보하여 행사의 수준을 양적·질적으로 제고시켰다. 1980년대 이후 행사 종목을 보면 부여는 40여 종, 공주는 70~100여 종에 이를 정도로 매우 다양해졌다. 1980년 제26회에는 전두환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였고,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의 문화상품으로 선정되면서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확대되었다. 그렇지만 1980년대 백제문화제는 외적인 성장에 치중함으로써 ‘백제의 정신을 올바로 계승하고 그 문화의 우수성을 선양한다’는 백제문화제 본연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종합 예술제의 성격으로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백제문화제는 1990년대부터는 행사의 종목을 축소하는 대신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1996년에는 백제문화제 행사에 대한 고증과 바람직한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하여 ‘백제문화제 행사의 고증과 정리’라는 연구를 추진하였다. 이를 통하여 그동안 개최하였던 문화제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각 분야별로 개선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백제 문화의 계승과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의 변화를 모색하였다. 따라서 1996년 부여에서 개최된 제42회 백제문화제는 ‘충남 개도 100주년’과 지방자치 시대에 부여에서 처음 열리는 문화제라는 점에서 하나의 전기를 마련한 해로 평가되었다.

2000년 제46회는 새천년의 시작을 알리는 첫해라는 점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었다. 백제적인 요소의 부각을 통하여 타 지역 축제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국제 문화 축제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여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였다. 특히 2000년대에는 백제문화제의 국제화를 위하여 해외 자매도시의 초청공연과 백제 문화권 지자체와 연대 등이 활성화되었다. 또한 역사 재현 프로그램과 체험 종목의 강화를 통하여 참여와 체험형 축제로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백제문화제의 세계화]

2007년은 백제문화제 변천사에서 획기적인 해라고 할 수 있다. 백제문화제는 훌륭한 문화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체계적인 육성책 미흡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되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따라 민선 4기에 들어와 백제문화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육성하고 도내 서남부권 균형 발전의 핵심 축으로 삼기 위하여 공주시·부여군에서 격년제로 개최하던 백제문화제를 다시 통합 개최하게 되었다.

1966~1978년 ‘공주·부여 동시 개최’가 두 지역에서 통일성 없이 각각 백제문화제를 개최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2007년부터 ‘통합 개최’는 공주·부여 두 지역에서 통일성을 가지고 동시에 개최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합 개최’를 주관하는 조직으로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현 백제문화제재단]가 설립되었다. 이로써 백제문화제는 관 주도형 축제에서 민간 주도형 축제로 전환,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문화제 활성화는 물론 세계적인 역사 문화 축제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축제 예산 규모의 확대에 있다. 2007년 52억 원, 2008년 90억 원, 2010 세계대백제전 318억 원 등으로 늘면서 전문성 있는 대형 프로그램의 제작·연출이 가능해졌다. 기간도 제53회 백제문화제 당시 5일에서 제54회 백제문화제 이후 9~10일로 늘어났다. 프로그램을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특성화하고, 전문성 높은 다양한 프로그램의 연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백제문화제는 지역 축제를 벗어나 국제화, 세계화 전략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2009년도 제55회 백제문화제는 당시 신종플루 감염병의 확산으로 공주시와 부여군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제례 행사만을 제외하고 대규모 행사가 불가피하게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제53회 백제문화제 이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0 세계대백제전은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2010 세계대백제전은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이라는 주제로 240억 원을 투입하여 22개의 대형 프로그램과 70개의 시·군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백제문화제 행사는 2010년 9월 17일 백제문화단지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30일간 정부 공인 국제 행사로 개최되었다. 프로그램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대규모 수상 공연으로 창작된 ‘사마 이야기’와 ‘사비미르’였는데, 백제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2010 세계대백제전은 369만 명의 관람객 방문과 2499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두어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축제 중 하나로 평가되었다. 특히 2010 세계대백제전 개막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였으며, 백제문화제의 위상을 국내외에 알리는 전기가 되었다.

2011년 제57회 백제문화제는 2010년에 비하여 예산이 대폭 감소하였음에도 관람객 149만 명, 경제 파급효과 920억 원의 성과를 거두면서 세계적인 명품 축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새삼 확인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제58회 백제문화제는 백제인 미마지의 백제 기악 일본 전수 1400년을 기념하여 ‘백제의 춤과 음악-미마지(味摩之)의 부활’을 주제로 개최하였으며, ‘미마지 교과서 수록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고교 교과서에 미마지 관련 내용이 수록되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2013년 제59회 백제문화제는 백제 금동대향로(百濟 金銅大香爐)[국보] 발굴 20주년을 기념하여 ‘금동대향로의 세계’를 주제로 개최하여 백제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였다. 아울러 16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 1080억 원의 경제 파급 효과를 거두었다.

2014년 제60회 백제문화제는 갑년(甲年)을 기념하여 국제행사 규모로 개최하였다.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10일간 ‘백제! 세계를 만나다-류(流)·흥·멋’을 주제로 106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우리나라 대표 역사 문화 축제로서의 면모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하였다.

2015년 7월 8일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우리나라 12번째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백제문화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백제문화제는 백제역사유적지구와 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각인시키는 축제로 변모하였다. 제61회 백제문화제는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이라는 주제와 ‘백제 다시 태어나다’라는 부제로 개최하였다. 모두 120개의 전시·공연·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으며, 부여의 경우에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부여 관북리 유적(扶餘 官北里 遺蹟)부여 부소산성(扶餘 扶蘇山城), 부여 정림사지(扶餘 定林寺址) 등 사적에서 도심형 축제로 개최하였다.

2016년 제62회 백제문화제는 ‘백제! 세계를 품다’, 2017년 제63회 백제문화제는 ‘한류 원조 백제를 만나다’ 등을 주제로 각각 개최하였다. 또한, 2018년 제64회 백제문화제는 ‘한류 원조 백제를 즐기다-백제의 춤과 노래’, 2019년 제65회 백제문화제는 ‘한류 원조 백제를 즐기다-백제의 의식주’ 등을 주제로 각각 개최하였다. 백제가 ‘한류 원조’였음을 백제문화제를 통하여 다각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고대 동아시아의 문화 강국을 각인시켰다.

2020년 제66회는 ‘한류 원조, 백제를 즐기다’라는 주제로 개최하였는데,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비대면 프로그램 9개와 제례·불전 위주로 축소하였다. 2021년 제67회는 ‘열린 문화, 강한 백제’라는 주제로 개최하였는데,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으로 진행하였다. 부여군은 삼충제와 수륙재 등 9개의 제례·불전 행사로 구성하였고, 공주시는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및 무령왕의 ‘갱위강국’ 선포 1500주년을 맞아 무령왕 중심으로 백제 역사의 우수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2022년 제68회는 ‘한류 원조, 백제의 빛과 향’이란 주제로 개최하였는데, 프로그램 운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하였다.

원래 백제문화제는 백제 망국의 원혼을 위로하는 제의에서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제의적 성격으로부터 종합적인 역사 문화 축제로서의 성격을 갖추어 나갔다. 백제문화제는 축제를 넘어 자랑스러운 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을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부여군과 공주시, 나아가 충청남도의 특화된 문화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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