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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에게 쫓겨난 손 없는 처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40081661
한자 繼母- 處女
영어공식명칭 kicked out a hands-free virgin the stepmother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다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2014년 - 「계모에게 쫓겨난 손 없는 처녀」『대구의 뿌리 달성』에 수록
성격 민담|신이담
주요 등장 인물 처녀|정승의 아들|아들|계모|아버지|정승 부인|동생
모티프 유형 계모의 모해|아이의 출산과 양육

[정의]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에서 손 없는 처녀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계모에게 쫓겨난 손 없는 처녀」는 계모에게 모해를 당해 손이 잘린 채 집에서 쫓겨났던 처녀가 혼인과 출산 과정을 통해 손이 재생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는 신이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2014년 달성 문화 재단과 달성 군지 간행 위원회에서 간행한 『대구의 뿌리 달성』에 「계모에게 쫓겨난 손 없는 처녀」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내용]

옛날 어느 정승에게 남매가 있었다. 그의 아내는 어린 남매를 두고 일찍 세상을 떠나버렸다. 세월이 흘러 딸은 과년한 처녀가 되고, 아들은 열서너 살 정도 되었다. 정승이 재혼을 하려고 하니 계모가 자녀들을 싫어하고 구박하게 될까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딸을 숨겨 두고 재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승의 아들이 누이와 둘이 지내다가 누나를 숨겨 놓으니 밤마다 잠꼬대로 누나를 찾는 것이었다.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본 새엄마가 '옳구나, 아이가 하나 더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하루는 아들에게 물었다. "얘야, 너 누나가 있지? 바른말 하지 않으면 너를 쫓아낼 테다, 어서 바른대로 말해라." 그러자 아들은 새엄마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실은 우리 누나가 있는데 아무 곳에 숨겨 두었어요." 그 말을 들은 계모는 자기를 속인 정승에게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는 아들을 앞세워 누이가 숨어 있는 곳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참하게 생긴 과년한 처녀가 명주 베를 짜고 있었다. 새엄마는 '저걸 어떻게 하지?' 궁리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는 온갖 물건을 파는 장사꾼이 온 것을 보고 계모가 그에게 부탁했다. "먹으면 죽는 약 없는가? 좀 구해다 주면 내가 돈은 얼마라도 주겠네." 그러자 그 장사꾼이 "요즘 들에 나가면 돌메밀이 많지 않습니까? 그걸로 묵을 쑤어 먹으면 대번에 배가 아파 죽습니다.", "그래? 그럼 그것 좀 해다 주게."라고 말했다.

장사꾼은 돈을 벌기 위해 돌메밀로 묵을 쑤어 갖다 주었다. 계모가 그 묵을 들고 동생을 앞세워 다시 누나를 찾아갔다. 딸은 새엄마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자 새엄마가, "아이고, 얘야. 네가 여기 있는 줄 내가 진작 알았으면 찾으러 왔을 텐데, 네 동생이 늦게야 말해줘서 이제 알았다. 빈손으로 오기 뭐해서 묵이라도 한 그릇 해왔으니 어서 먹어 보아라."고 했다. 딸은 베를 짜다 말고 내려와 어쩔 수 없이 묵을 조금 먹었다. 그런데 갑자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배가 아파 온 방을 데굴데굴 굴렀다. 이를 지켜본 계모는 "얘야, 네가 갑자기 왜 이러느냐?"라고 묻고는 딸을 생각하는 척하면서 쌀을 한 웅큼 갈아서 죽을 끓였다.

그때 부엌에서 쥐가 한 마리 나왔다. 계모가 그 쥐를 부지깽이로 때려잡아 아궁이에 넣어 껍질을 벗겼다. 딸은 앓다가 지쳐 잠이 들었는데, 그 틈을 타서 쥐를 딸의 속곳 안에다가 넣어 두었다. 계모가 미음을 끓여 와서 딸을 흔들어 깨웠다. "얘야, 어서 일어나서 이것 좀 마셔 봐라, 대체 갑자가 왜 이러느냐?"라고 하면서 일으켜 죽을 먹이려 하다가 쥐를 보고는, "그럼 그렇지, 네가 이래서 배가 그렇게 아팠구나." 하면서 딸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이었다. "이래서 정승이 나를 속이고 과년한 처녀를 숨겨 두었구나, 이런 우세가 어디 있나?" 딸은 배가 아파 정신이 없는 중에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계모는 쥐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정승에게 보이며 말했다. "당신 집에 이런 일이 있으니 딸을 감춰 둔 것 아닙니까? 동생이 누나가 보고 싶다고 해서 가보니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이 일을 어찌합니까?"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는 정승은 기가 찼다. 또 아내가 말하기를, "이런 것을 여태껏 감춰 뒀으니 이제 그만 어디 물에 갖다 넣든지 아니면 멀리 보내 버리든지 그렇게 하세요!" 하면서 큰소리를 쳤다. 그 상황이 사실이라 생각한 정승은 자기 위신을 생각하여 사람들 모르게 강물에 던져 죽일 수밖에 없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작두를 가지고 와서 딸의 손을 자르고 자루에 넣어 아들에게 누나를 강물에다 버리라고 했다.

동생은 누나를 생각해서 새엄마에게 말한 것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동생은 누나를 지고 가다가 내려서 풀어 주고는 "누나야, 이 길로 가서 살든 못 살든 내가 누나를 강물에 넣는 것보다는 낫겠다. 우리 여기서 헤어지자." 하면서 손은 강물에 띄우고 팔은 자기 윗도리를 벗어 감싸주고는 울며 가 버렸다. 손을 잃은 처녀는 거처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다 어느 고을에 이르렀다. 어느 정승 집 배나무에 배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배가 고팠던 처녀는 그것을 따 먹고 싶었으나 손이 없어 방법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나무 위로 올라가 입으로 배를 먹는데 손을 잡지 못하니 한 입 베어 먹으면 배가 떨어지고, 또 다른 배를 한 입 베어 먹으며 땅에 떨어지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몇 입을 베어 먹고 나니 허기가 가셔서 나무 위에 앉아 쉬게 된다.

정승 집에는 과거를 준비하는 아들이 있었다. 총각이 공부를 하다가 바람 쐬러 나와서 마당을 걷다 보니 배나무 아래 배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배나무를 올려다보니 손이 없는 고운 처녀가 거기에 앉아 있었다. 자신이 본 처녀가 사람인가 괴물인가 싶어, "날도 어두워지는데 사람이거든 속히 내려오시오. 사람이 어째서 나무 위에 올라앉았소?"라고 말했다. 처녀가 내려와 총각을 보았다. 총각은 인물도 좋고 마음씨도 좋아 보였다. 총각이 자기 집에 마침 아무도 없으니 들어오라고 해서 공부방에 데려가 궤 안에 있게 했다. 식모가 밥을 가져다주는데 매번 조금씩 더 가져달라고 했다. 그래서 자기가 먹고 남는 것을 처녀에게 주었다. 며칠이 지나자 식모가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문구멍으로 들여다보니 손이 없는 참한 처녀를 밥상 앞에 마주 앉혀 놓고 자기 한 번 떠먹고 처녀 한 번 떠먹이고 하는 것이었다. 하도 이상해서 몇 번을 지켜보다가 정승 부인에게 사실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정승 부인은 "그러면 모른 체하고 밥을 좀 더 많이 갖다 주어라."라고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총각이 과거를 보러 갈 날이 되었다.

그제야 자기 어머니에게 와서 사정을 이야기했다. "어머니, 이러저러한 처녀가 있는데 제가 하도 불쌍해서 제 방에 들여다 놓고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제가 없더라도 잘 좀 보살펴 주십시오." 이렇게 부탁을 하고는 과거를 보러 갔다. 그 후 어머니가 처녀를 보살펴 주었는데, 아들이 과거를 보러 간 후 서너 달쯤 되니 처녀의 배가 불러오는 것이었다. 정승 부인은 우리 가문에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좋게 말해서 처녀를 내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처녀는 사정을 하며 매달렸다. 그러고는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이 몸으로 나가면 저는 죽습니다. 여기서 아기만 낳게 해 주십시오, 한두 달 지나면 제가 업고 나가겠습니다."라고 했다. 정승 부인은 할 수 없이 처녀를 데리고 있었고, 몇 달이 지나 처녀는 아기를 낳았다. 아들을 낳았는데 인물이 아주 좋았다.

두 달쯤 지나고 나서 정승의 아들이 올 때가 되었다. 정승 부인은 아들이 와서 모자를 안 보내겠다고 하면 어쩌나 싶어 결국 돈을 좀 주고 아기를 업혀 내보냈다. 아기를 업고 쫓겨난 여자는 또 정처 없이 떠돌았다. 아기가 등에 업혀서 젖을 달라고 울어댔다. 자기도 목이 말라 잠시 쉬고 싶던 참에 가다 보니 샘이 있었다. 아기를 업고 물을 먹느라고 엎드리자 아기가 등에서 쑥 빠져 버렸다. 너무 놀라 아기를 건지려고 손을 쑥 내밀었는데 거짓말처럼 손이 와서 떡하니 붙었다. 자기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무튼 아기를 건지고 젖을 실컷 먹이고는 한 동네를 찾아갔다. 처녀는 그 마을에서 베를 짜는 품을 팔면서 살게 되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아이는 여덟 살이 되었다. 그 사이 정승 아들은 과거를 보고 내려왔는데 처녀가 없으니 처녀 생각에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처녀를 한 번 보고나 죽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베 짜는 도구 등을 사서 짊어지고 고을마다 처녀를 찾아다녔다.

몇 년 동안 베 짜는 북을 팔며 다니다 어느 동네에 이르렀다. 골목에 아이들이 놀고 있는데 여덟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그 처녀와 무척 닮아 있었다. 그래서 그 아이를 불러서 물었다. "너 어디 사느냐?"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는 "저 여기 살아요."라고 대답했다. 다시 아이에게 "그래 너 어머니, 아버지는 다 계시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아니요, 아버지는 없고 엄마만 계세요."라고 대답했다. 다시 "너희 엄마는 뭐 하시느냐?"라고 물었다. 아이는 "저희 엄마는 이 마을에서 베 짜는 품을 팔아서 저하고 살아요."라고 대답했다. 정승의 아들은 그 아이의 사정을 듣고 아이의 생김새를 보니 짚이는 것이 있었다. 그러고는 "얘야, 너 엄마에게 가서 베 짜는 북 팔러 왔으니 나와서 구경하시라고 해라."라고 말했다. 아이는 집으로 달려가 엄마에게 "엄마, 엄마, 북파는 사람이 와서 구경하라 하는데 한 번 나와 보세요."라고 말했다.

아이 엄마가 나와 보니 북 파는 사람은 다름아닌 정승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총각이 보니 그녀는 예전 모습 그대로이며 전에 없던 손도 있었다. 그래서 그 처녀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아이 엄마는 아니라고 말해 버렸다. 아이 엄마는 총각을 생각해서 돌려보내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총각은 물러서지 않고 틀림없으니 여기 이러고 있지 말고 아이와 함께 돌아가자고 했다. 결국 아이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정승의 아들을 따라갔다. 그 아이는 영특해서 공부를 아주 잘 하였다. 열대여섯 살쯤 되었을 무렵, 하루는 엄마가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들은 자기 엄마의 원수를 갚겠다고 다짐하고는 엄마가 살던 고향을 찾아갔다. 외삼촌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고, 외할아버지는 백발노인이 되었는데 집안이 망해 아주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외할아버지를 찾아가 절을 하고는 그간의 이야기를 하였다. 노인은 자신의 딸이 강물에 던져져서 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게 된다. 아이는 외할머니에게도 절을 했다. 그러고는 "외할머니, 외할머니가 저희 엄마에게 누명을 씌워 쫓아내셨지요? 제가 원수를 갚으러 왔습니다. 우리 엄마한테 어떻게 하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외할머니는 "너희 엄마가 쥐를 낳았다. 정승 가문에서 있을 법한 일이냐?"라며 아이를 다그쳤다. 영리한 아이는 되물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이게 사람 속에서 나왔으면 사람일 것이고 짐승 속에서 나왔으면 짐승일 것입니다. 배를 한 번 갈라봅시다."라고 말하고는 죽은 쥐의 배를 가르니 쥐똥이 쏟아져 나왔다. 자기 마누라의 말을 믿고 딸을 내쫓은 외할아버지는 자기의 어리석음과 잘못을 생각하니 기가 찼다. 외손자에게 잘못을 빌고 아내를 관에 고발하여 벌을 받게 했다. 원수를 갚은 아이는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계모에게 쫓겨난 손 없는 처녀」의 주요 모티프는 '계모의 모해', '아이의 출산과 양육' 등이다. 「계모에게 쫓겨난 손 없는 처녀」는 전실 딸이 계모의 모해로 두 손이 잘린 채 쫓겨났다가 혼인과 출산을 통해 아내와 어머니로 거듭나는 여성의 통과 의례적 구조와 의미를 지닌다. 심층 심리학적 관점에서 손의 절단은 어머니의 모성상과 결별을 의미하고, 우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 재생되는 손은 온전히 모성상을 획득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손의 절단과 재생 모티프는 '성 의식 억압과 극복', '여성의 정체성과 관계 변환'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된다. 또한 여성이 친정은 물론 시집에서도 갈등을 겪고 축출되었다가 재결합한다는 점에서 「계모에게 쫓겨난 손 없는 처녀」는 계모와 전실 딸의 갈등을 다루는 계모 설화 유형들 중에 비교적 후대에 출현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승 집단은 '계모'라는 모티프를 통해 인간의 욕망에 대한 경계와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긍정적인 의식을 전하고자 하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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