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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치마을-특성-중요 무형문화재의 전승양상-진도만가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005T08036
한자 智山面 禿峙마을-特性-重要 無形文化財의 傳承樣相-珍島挽歌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윤선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속문화마을
인구(남) 198명
인구(여) 211명
가구수 181가구

[진도만가]

진도만가는 지산면 인지리를 중심으로 연행되는 상여소리를 말한다. 진도만가(珍島輓歌)라는 이름은 1975년 남도문화제에서 입상하는 시기를 전후해서 이를 연구하거나 관여했던 학자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원래 진도에서는 상여소리라고 했는데, ‘상여소리를 한다.’ ‘상여운구를 한다’, ‘생애(喪輿) 나간다’ 등의 동사(動詞)적 개념으로 사용해 오던 말이다. 대체로 진도만가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 씻김굿의 길닦음곡을 차용한 연희집단의 유장한 만가(輓歌) 즉, 신청집단의 상여소리가 있는가 하면, 일반적으로 진도 내에서 행해지던 상여소리가 있다. 전자는 전남도지정 무형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되어 있는 ‘진도만가’를 지칭하는 것이고, 후자는 ‘애소리’와 ‘가난보살’소리를 위주로 하는 일반적인 상여소리를 지칭한다. 특히 신청집단의 상여소리는 재산이 넉넉한 집에서 전문연희패들을 불러서 행하는 것이므로 특수한 경우에 해당된다. 삼현육각의 반주가 곁들여지는 것이 이런 경우다.

이것은 1987년 진도만가라는 이름으로 도지정 무형문화재 제 19호 지정을 받았다. 이보다 앞선 1975년 진도만가(珍島輓歌, ‘생이소리’라고 표현됨)가 남도문화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이미 1970년대부터 진도만가에 대한 외부적 관심이 높아졌음을 뜻한다. 이어 1979년 제 14회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는 문공부장관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후 진도만가는 축제와 상반되는 민속의례라는 점 때문에 부침(浮沈)을 거듭하다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당시 예능보유자로는 인지리의 김항규와 설재복이 지정되었다. 지정 이유 중에 흥미로운 것은 질베 행렬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진도만가는 출상시, 북, 장고, 꽹과리, 피리 등의 악기를 치고 불면서 만가를 부른다. 이와 같은 진도의 출상 풍속은 육지나 다른 도서 지방과는 전혀 달라서 여자들이 상여 앞에 늘어뜨린 긴 베를 잡고 호상하고 만가를 부르면서 묘지까지 가며 또 봉분을 쓸 때는 달구질을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말하는 여자들로 구성된 호상꾼들의 질베행렬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1970년을 전후한 시기라는 것이다. 1970년대 정숙자가 소포리에서 한춤을 가르치고 나서 그 기념으로 ‘호상계’를 조직하였는데, 1974년 한남례 시아버지 출상에서 처음 시도했다고 하기도 하고, 1982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출연시 시도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1970년대 주재일에 의해, 지산면 유목리에서 처음 시도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치선이 1959년 목포에서 타계하였을 때, 40여명 되는 제자들과 목포 유지들이 꽃상여를 만들고, 흰 질베로 상여 앞에 줄을 띄워 목포 시내를 돌았다는 증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치선이 본래 담양사람이지만, 지산면 인지리를 중심으로 반평생을 살면서 판소리 수학에 열을 쏟았고, 그 제자들이 훗날 진도의 판소리 명성을 유지했던 점을 보면, 진도에서의 질베 행렬에 대해서도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고 추정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북 등의 악기를 치면서 운구하는 상례풍속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질베를 잡고 상여의 앞쪽에서 두 줄로 호상하는 풍속은 오랜 옛날부터 이어져 온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풍속의 시발은 소포만의 관문 역할을 했던 지산면 소포리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특히 이것은 다른 민속음악자료들과 더불어 이 시기에 여러 가지 민속문화에 대한 창조적인 작업이 시도되었음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사물악기를 치면서 흥겹게 운구하는 것이 오래된 전통이라면 오래된 것과 새로 만들어진 것이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민속음악을 창조해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진도만가의 음악구성도 매우 유동적이다. 상여소리는 상여운구와 상례절차에 따라 음악이 구분되는데, 전문패들을 불러서 상례를 치를 경우, 관을 집에서 내올 때는 불교의식으로 염불을 외우고, 발인제를 지낸 후에는 삼현육각의 반주에 의해 불경 내용을 긴염불소리, 중염불소리, 자진염불소리로 나누어 부른다. 여기서 전문패들에 의해 불려졌던 상여소리는 또 두 가지 군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긴염불)-(중염불)-(자진염불)로 이어지는 구조는 씻김굿의 길닦음 구조인 염불류의 악곡이며, (애소리)-(천근소리)-(제화소리) 등은 민요 계열의 악곡이라고 한다. 따라서 앞에 것은 고정적으로 굿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무가의 일종이며 뒤엣것은 민요에서 수용된 것들로 씻김굿에서 차용한 것이고, 그래서 유동적이라고 한다.

진도만가의 경우, 앞서 살펴본 바처럼 흰 질베를 상여의 앞쪽으로 늘여뜨리고 운상하는 형태는 70년대를 전후해서 창안해 낸 작품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특히 일반적인 상여소리와 신청집단의 상여소리가 분화되어있었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후자의 상여소리를 ‘진도만가’라는 이름으로 재창조해 낸 것도 앞서 예로 든 들노래와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겠다. 즉, 풍물을 치면서 즐겁게 운상하는 오래된 형태와, 질베를 끌고 가는 새로운 형태를 습합시켜 소포만의 새로운 민속문화를 창조해냈다는 뜻이다. 이것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진도를 대표하는 형태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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