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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500815
한자 歲時風俗
영어음역 sesi pungsok
영어의미역 seasonal customs
이칭/별칭 세사(歲事),월령(月令),시령(時令)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집필자 나경수

[정의]

전통적인 명절날에 행하는 의례, 놀이, 절식(節食), 금기와 속신 등을 일컫는 말.

[개설]

세시라는 말에서 세(歲)는 한 해를, 시(時)는 춘하추동 사계절을 뜻한다. 세시풍속이란 세사(歲事)·월령(月令)·시령(時令) 등으로도 불리며, 일년 사계절의 순환을 따라 일정한 날, 즉 명절에 수행되는 일련의 풍속 일반을 지칭한다.

[기능]

세시풍속의 일차적인 기능은 역법이다. 자연력·생산력·의례력이라는 역법은 상호 유기적 관련을 맺으면서 체계화되고, 이것이 민속생활(folklife)에 있어서 세시풍속이라는 형태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세시풍속의 기능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수행되는 사회문화적 상황에 맞추어 다양한 기능이 있다. 세시풍속의 기능적 속성 중의 하나를 의례력이라 했지만, 이와 관련하여 가택 신앙, 공동체 신앙 및 자연 숭배, 곡령 숭배, 조상 숭배, 그리고 점복·주술·금기와 같은 것들이 배치되어 세시풍속은 종교적 기능을 하게 된다.

또한 명절날은 일상적으로 해왔던 일을 멈추고 일상에 리듬을 주며 힘을 비축하는 기회 부여를 한다는 점에서 휴식적 기능, 혈연 간이나 마을 사람들과의 만남과 사교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능, 놀이와 예능이 펼쳐지는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오락적 기능과 예술적 기능, 목욕재계나 청소를 하는 기간이라는 점에서 보건위생적 기능 그리고 자연스런 민속의 학습과 전승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민속적 기능이 있다.

[명절과 24절기의 구성]

우리나라에는 음력에 따른 명절과 양력에 따른 24절기 등 두 종류로 세시를 정하는 방식이 있다. 24절기는 명절이라기보다는 자연의 변화와 농사일을 준비하는 기준이었고, 일반적으로 명절은 음력에 따랐다.

음력에 따른 명절은 1월의 설날과 보름, 2월의 초하루, 3월의 삼짇날, 4월의 초파일, 5월의 단오, 6월의 유두, 7월의 백중, 8월의 추석, 9월의 중구, 10월의 상달, 11월의 동지, 12월의 제석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기원별 구성은 다양한 성격이 혼합되어 있다. 설날과 그믐, 그리고 1월·6월·7월·8월의 보름은 토속적인 절일로 간주되며, 3월 3일·7월 7일·9월 9일 등 중양절은 중국의 음양론에 근거하고 있으며, 입춘·칠석·동지는 태양력에 의한 절기에서 나왔으며, 초파일은 부처님오신날로서 불교문화의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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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1월의 세시풍속]

1. 설날

음력 정월 초하루가 설날이다. 연중 가장 큰 명절로 생각한다. 집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설날 새벽에 차례를 모신다. 제사와는 달리 설날 차례를 모실 때는 집안에서 제사를 모시는 조상을 모두 모신다.

진도에서는 장남만 아니라 차남 이하도 분가를 하여 사는 경우는 차례를 모신다. 진도에는 이와 관련된 전설이 전하고 있다. 귀신의 눈에는 머리카락이 뱀으로 보이는데, 어떤 부모가 큰아들 집으로 차례를 받아먹으러 갔다. 걸게 차리기는 했으나 밥에 뱀이 웅크리고 있어 작은 아들집으로 갔다. 많이 차리지는 않았으나 정갈하게 차려져 잘 먹고 나서 다음날 큰아들 꿈에 현몽하여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전설이 전하고 있어서인지 혹시 돌아가진 조상이 굶을까 하여 한 마을에 형과 아우가 따로 살면서도 각각 차례를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진도에 전하는 설 풍속 중 하나는 드는 환갑 쇠기이다. 드는 환갑은 59세 때이다. 드는 환갑이 된 사람은 방에서 설을 쇠지 못한다. 남녀가 모두 같은데, 그믐날 밤 혀로 절구통을 핥으면서 몇 번씩 “개도 환갑 쇤가?”라고 말하고 마굿간이나 외양간, 또는 헛간에서 가마니나 짚 또는 소꺼치를 침구로 하여 잠을 잔다. 그렇게 하고 나면 3년 간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다고 한다.

2. 대보름

대보름은 연중 가장 먼저 만월이 되는 날로서 많은 세시풍속이 전한다. 또 농업이나 어업 등 생업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싶어서 농촌에서는 갖가지 놀이와 행사, 그리고 방액 등이 이날을 전후로 하여 행해진다.

진도에서만 볼 수 있는 대보름 세시풍속으로 도깨비굿을 들 수 있다. 진도군 의신면 금갑에서는 그 해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돌면 여자들이 14일 저녁부터 도깨비굿을 한다. 여자의 피 묻은 속곳을 구해 막대기에 걸고 맨 앞에 한 사람이 휘젓고 다니면 뒤따르는 여자들이 양철, 솥뚜껑, 꽹과리 등 쇳소리가 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들고 나와 요란하게 두드리고 춤을 추면서 뒤따른다.

액막이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가가호호 방문하여 각 집 마당에서 휘젓고 놀다 다른 집으로 옮겨간다. 시끄럽다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집이 있는가 하면 상에 돈이나 쌀을 차려놓는 집도 있다.

가가호호 방문하며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나면 ‘굿낸다’고 하여 마을 동쪽 끝 상여집이 있는 바닷가에 가서 피 묻은 속곳을 태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뜀박질하여 마을로 돌아온다. 이는 매구 또는 걸궁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성들에 의해서 행해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진도에서는 마을에서 대보름을 기해 거릿제를 모시는 곳이 많다. 진도에서는 당제라는 말과 함께 거릿제라는 말이 보다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당제 중에서 거릿제의 기능이 특히 강화된 예로 보아도 좋을 듯싶다.

13일 또는 14일에 각 가정에서는 산에 올라가 소나무를 베어다가 처마에 유지지를 세웠다. 조도지역에서는 육지에서 생대를 사다가 세운 곳도 있었다. 윗쪽에 솔가지를 남기고 다듬어서 꼭대기에 짚으로 만든 유지지, 수숫대로 만든 빗자루, 다듬이방망이, 팽돌이 등을 달고, 한지를 2-3m 길이로 연꼬리처럼 만들어 “해동조선 전라남도 진도군 ○○면 ○○리 ○○○ 농사장원”이라고 써서 단다. 바람이 많이 불어 장원 깃발이 떨어져 나가야 좋다고 한다. 이때 세운 유지지를 2월 초하루 날 철거하여 콩을 볶아먹는다고 한다.

대보름날 밤에는 잠을 자서는 안된다고 한다. 만약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되거나 또는 이가 슨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보름날 밤에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면서 즐긴다. 아이들이 즐기는 대보름 놀이 중의 하나는 불놀이이다. 불깡통을 돌리면서 노는 것을 쥐불놀이라고 하지만 그 연원은 다르다.

평소에 불놀이는 어린이들에게 금지된다. 그러나 대보름을 즈음하여서는 아이들로 하여금 논밭둑을 태우도록 한다. 이때 아이들은 “쥐눈 지지자. 쥐눈 지지자.” 하면서 불깡통을 돌리면서 이리저리 달려 다니며 불을 지른다. 깡통이 있기 전에는 대나무를 잘게 쪼개어 묶은 후에 불을 붙여 잘 타도록 돌리고 다니면서 불을 질렀다고 한다. 따라서 쥐불놀이는 논밭둑의 해충과 쥐와 같은 야생의 동물을 방제할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허용되었던 놀이였다.

아이들은 쥐불놀이 말고도 보름날 밤 중에 남의 집에서 빗자루나 나무단을 훔쳐오고 또 마을의 쓰레기들을 모아 마을 공터에 불을 지른다. 전라남도의 동부지역에서 보이는 달집태우기의 변형된 모습을 진도에서 볼 수 있다. 마을에 따라서는 이를 불씨름이라 한다. 다른 마을과의 불의 크기를 경쟁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대보름에는 쫓기, 팔기, 훔치기, 점치기 등 여러 가지 주술적인 예방행위와 또한 풍작을 점치는 방법이 있다. 뱀, 모기, 요내기 등은 사람들이 싫어한다. 그래서 대보름에 피마자나 고춧대를 왼새끼로 묶고 그 속에 머리카락을 태우면서 집안 곳곳을 끌고 다니면서 뱀을 쫓는 짓대끗기, 또 집안의 쓰레기를 모아 피우는 모깃불피우기, 그리고 솔잎을 지붕에 뿌리는 요내기쫓기 등의 예방행위를 하며, 또 보름날 아침에 만나는 사람을 불러서 대답을 하면 “내독”하면서 더위를 파는 것이나 다른 마을에 대고 우리 동네 모기를 모두 사가라고 소리치는 모기팔기 등도 대보름에 한다.

그밖에도 바닷가에 나가 해산물을 부르기, 소에게 여러 가지 음식을 주어 풍년들 농사를 점치기, 보름날 밤에 달이나 하늘을 보고 날씨를 점치기, 두더지를 퇴치하기 위해서 논이나 밭둑에 소변독을 묻는 소금방아찧기, 부잣집 논에 가서 흙을 파다가 자기 논에 붓는 복토훔치기, 또 다른 마을이나 물이 잘 나는 집에 가서 물을 길어와 자기집 우물에 붓는 샘물훔치기 등 다양한 형식의 주술적 방법들이 있다. 또 삼재가 든 사람이 집안에 있을 경우 허수아비를 만들어 길가에 버리는 허세비버리기, 또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냇물에 짚다발을 묶어 놓는 노두놓기 등도 한다.

3. 정초

정월의 첫 12지일에는 과거부터 여러 가지 다양한 금기가 행해졌는데, 쥐날과 소날, 뱀날과 용날 등을 많이 가린다. 정월의 첫날이 쥐날이면 집안에 불을 켜지 않는데, 이는 불을 켜 놓으면 쥐 눈이 밝아져 곡식을 갉아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월의 첫 번째 소날에는 연장을 다루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김치와 같은 것도 전날인 쥐날 썰어놓는 등 칼질도 금한다고 한다.

정월의 첫 번째 뱀날과 용날에는 ‘뱀지’를 써서 새벽에 담벼락이나 부엌 담벼락 등 뱀이 잘 나오는 집안 곳곳에 밥풀로 붙인다. 이때는 거꾸로 붙인다고 하며, 뱀지는 한지를 손가락 두 마디나 되게 오려서 거기에 ‘사(巳)’, ‘진사(辰巳)’, ‘황사(黃巳)’, ‘백사(白巳)’, ‘흑사(黑巳)’ 등을 써놓는다. 닭날과 돼지날도 가렸는데 특별히 강한 금기가 따르지는 않지만 이 날은 일을 하지 않고 집안에서 조심하며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또 정초에는 일년 신수를 알아보기 위해서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삼재가 든 사람이 집안에 있을 경우에는 삼재맥이를 한다. 설날과 보름 사이에 단골이나 점쟁이를 데려다가 상을 차려 놓고 비손을 한다. 신수가 사납다고 하는 아이를 위해서 허수아비나 오장치를 만들고 그 속에 약간의 동전과 쌀을 넣은 다음 물에 띄워 보내기도 한다.

삼거리 길에 가서 허수아비를 만들어서 세워놓고 약간의 음식을 차려놓은 후 굿을 하고 태워버리기도 한다. 또 어떤 가정에서는 무당이나 점쟁이를 불러다가 소위 ‘도신’이라고 하여 액막이를 위한 간단한 굿을 정초에 하기도 한다.

[2월의 세시풍속]

음력 2월 초하루를 하루달날이라고 부른다. 이날은 대보름 때 세웠던 유지지를 철거하여 콩을 볶아 먹는다. 시어머니, 며느리가 각각 성이 다른 세 성받이가 사는 집에서 짚을 비틀어 만든 유지지를 훔쳐두었다가 콩을 볶아 먹으면, 여름 일철에 손끄스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몰래 유지지를 훔쳐 와야 약이 된다고 하며, 손끝이 뜨거워도 참고 누릇누릇할 때까지 지진다. 이렇게 하면 여름에 밭을 맬 때 손을 다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 얼굴에 부스럼 나지 말라고 콩을 볶을 때 얼굴에 그 김을 쐰다.

이 날 아이들은 산에 가서 약이 된다고 하여 칡을 캐어다 먹는다. 이날을 ‘사람날’이라고 하여 마을에 따라서는 바느질을 해서는 안 된다고도 하고, 또 절대로 멀리 집을 떠나는 원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곳도 있다. 또 이 날 맨발로 땅을 디디면 산에 가서 벌에 쏘인다고 하여 조심한다.

2월은 영등달이라고 불린다. 영등할머니가 2월 초하루 날 내려와서 23일 날 올라간다고 한다. 2월 1일 북풍이 불면 바람영등이 내렸다고 하고, 구름이 잔뜩 끼면 비영등이 내렸다고 한다. 또 이 날 바람도 안 불고 따뜻하면 홀애비영등이 내렸다고 하는데, 홀애비는 단벌 신사이기 때문에 옷 벗어서 빨래하기 좋아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23일 날 영등할머니가 올라갈 때는 모든 것을 몽땅 씻어서 올라간다고 한다.

[3월의 세시풍속]

음력 3월 3일을 삼질날이라고 부른다. 특별히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강남 갔던 제비가 이때 돌아온다고 한다. 삼질날 처음으로 본 나비가 흰나비면 상복을 입고, 노랑나비면 임을 본다는 말이 전한다.

[4월의 세시풍속]

음력으로 4월 8일은 부처님오신날로 대개 초파일이라 부른다. 요즈음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어 하루 쉬지만, 예전에는 불교 신도들을 중심으로 쇠어졌을 뿐 특별히 명절이라는 의식은 약했다. 신도들은 자신들이 다니는 절에 가서 연등을 밝힌다. 그러나 조도지역에서는 이날 경로 행사를 하는 곳도 있다.

[5월의 세시풍속]

음력 5월 5일은 단오이다. 본래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이지만 진도에서는 명절이라는 의식이 약하다. 다만 이 날 모든 잎이 약이 된다고 하여 약초를 캐다가 말려놓으며, 익모초를 베어다가 엮은 후 매달아 말려 놓기도 한다. 여름에 설사가 나고 입맛이 떨어지면 다려 먹는데, 위장에 좋다고 한다. 또 솔(부추) 뿌리를 캐다가 찧어서 그 물을 마시면 몸에 좋다고 한다. 또한 과거에는 탱자를 따다가 꼬챙이에 꿰어 말려놓았다고 한다.

[6월의 세시풍속]

음력 6월 15일을 유두라고 한다. 유두는 마을에 따라서 명절로 쇠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며, 또 한 마을에서도 가정에 따라서 차례상을 차리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집도 있다. 그러나 이 날은 명절로 간주하여 일을 하지 않고 쉰다. 밀개떡을 붙여 가족이나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서 놀기도 한다.

한편 이 날은 고랑님네(또는 도랑신네)가 곡식의 수량을 정하는 날이어서 들에 가서 일하면 안 된다고 한다. 7월 백중에 고랑님네가 농사를 결정한다고 믿는 마을도 있다. 각 가정마다 제를 받아먹는 전답이 있어서 거기에 제를 모셔야만 전답이 잘 된다고 믿는다.

한 제보자는 시집와서 보니 시할머니가 “큰 밭에 가서 제물 쓰고 오너라.” 해서 약간의 음식을 장만해서 제를 지냈다고 한다. 시할머니가 밭에 가서 빌 때는 “옆으로 뻗은 가지, 밑으로 숨은 가지, 열매 많이 열어 달라.”고 하고, “어짜든지 고랑신네가 열매 많이 열어 주라.”고만 비손하고 ‘그저’라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했단다. ‘그저’라는 말이 고랑신네 이름이라고 해서 말하지 말라고 했다 한다.

매년 유두 때는 충제를 모시는 마을도 있다. 여름철에 충(蟲) 때문에 농사를 망치기 쉬운데 충을 방제할 목적으로 제사를 지냈던 것이다. 이 날은 빨래를 못하게 하며, 빨래를 하더라도 밖에 널지 못하게 한다. 흰 빨래를 보면 충이 알을 까러 내려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논밭에서 일을 못하게 한다.

[7월의 세시풍속]

음력 7월 15일은 백중이다. 이날은 간단히 제물을 갖추어 조상께 차례를 지낸다. 명절로 간주하여 일을 하지 않고 하루를 쉰다. 백중날 아침에는 절대 논밭에 가지 않는다. 이날은 ‘도랑샌님네’가 “이 집에는 곡식을 많이 주자, 적게 주자.”하고 일 년의 곡식 수확량을 마련하는 날이라고 해서 논밭에 가지 않는다.

한편 백중 무렵에 자식이 귀한 집에서는 공들인다고 해서 남의 논에다 돈을 묶어놓고 그 집의 벼를 약간 베어와 상을 차린다고 한다.

[8월 세시풍속]

음력 8월 15일은 추석이다. 설날과 더불어 가장 큰 명절로 쇤다. 떡·과일·나물·고기 등을 장만하여 조상께 차례를 모신다. 낮에는 선영의 묘소를 찾아 성묘를 하는 가정도 있다.

조도의 일부 섬마을에서는 한 마을에 형제가 살 경우, 동생 집에서 먼저 차례를 모시고 나서 형 집에서 모신다. 동생 집에서 초저녁에 차례를 모시고 나면 형제가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추석날 아침에는 장손 집에서 차례를 모시는 것이다.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송편을 들 수 있다. 진도의 송편은 다른 지역에 비해 크기가 크고 속에는 팥·콩·깨 등을 넣는다. 13일 저녁에 쌀을 담가 놓았다가 14일 새벽에 건져서 아이들과 함께 절구통에 빻아서 어느 정도 곱게 몽글몽글해지면 그것을 체에 쳐서 다시 찧는 방법으로 고운 가루를 만들고, 쌀가루를 반죽해서 송편을 빚는다.

진도에만 전하는 것으로 콩밭 고랑을 기는 풍속이 있었다. 여름에 논밭에서 일을 할 때 다리가 풀에 스쳐 풀독이 오르기 쉽다. 풀독이 오르면 추석날 밤에 알몸으로 콩밭 이랑을 자기 나이만큼 기어 다닌다. 이는 여자들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콩밭도 수수를 함께 심은 곳이 아니라 콩만 심은 밭에서 한다. 혼자서 하는 경우도 있고, 몇 명이서 어울려 콩밭을 기는 경우도 있다.

대보름이나 백중날도 행하지만, 일 년 중 강강술래를 가장 많이 하는 때는 추석이다. 주로 젊은 아낙들이 많으며, 처녀들이 섞여 놀기도 한다. 30세를 넘어서면 즐거움이 많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놀이판에 잘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녁밥을 먹고 나서 마을에서 강강술래 소리가 들리면 아낙네들이 모여든다. 마을에서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 한복으로 단장한 여자들이 모여들면 설소리에 맞춰 강강술래 판이 벌어진다.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가운데 들어가서 소리를 하고 춤을 추기도 한다.

강강술래 도중에 ‘바늘귀 뀌자’, ‘청어 엮자’, ‘덕석 몰이’, ‘수건돌리기’, ‘외따기’ 등 부대 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외따기’ 놀이는 여자들이 모여 앉아 있으면 몇 사람이 걸어다니면서 “쇠똥에 미끄러져서 개똥에 쎄(혀) 박았으니 물렁외 하나 주시오.” 하고 머리를 더듬고 다니는 놀이이다.

추석에는 둥당이타령도 많이 하고 놀았다고 한다. 둥당이타령은 목화대를 구부려서 양쪽 끝을 노끈으로 묶어 팽팽하게 한 활로 죽창문의 창에 활을 대고 쏘면서 여자들이 모여 ‘동당동당’ 소리를 내면서 춤추고 노래를 부르며 노는 것이다.

[9월의 세시풍속]

음력 9월 9일은 중구이다. 진도에서는 특별히 명절이라는 의식은 없으며, 따라서 별도의 세시풍속은 없다.

[10월의 세시풍속]

음력 10월은 상달이라 하여 좋은 기간으로 여긴다. 따라서 이 달에는 무슨 일을 하던 탈이 붙지 않는다고 여겨서 대개 산일(묘소를 손보거나 이장을 하는 일)을 한다. 10월에는 각 문중 별로 시제를 많이 모신다. 그러나 논이 거의 없는 조도지역에서는 육지에서 짚을 사와서 10월에 초가집을 이기 때문에 11월에 들어서 시제를 모신다고 한다. 또 이 달에는 자식들의 혼사를 시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월의 세시풍속]

양력 12월 22일경은 동지이다. 작은설이라고도 한다. 이 날은 집에서 팥죽을 쑤어 먹는다. 팥죽을 쑤면 먼저 귀신들이 집에 범접하지 못하도록 대문간과 벽에 솔잎에 팥죽을 묻혀 뿌리고 나서 가족끼리 나누어 먹는다. 일진에 따라 일정한 시(時)에 맞추어서 팥죽을 뿌리는 집안도 있다.

동지는 음력 12월 15일 이전에 드는 ‘아동지’와 이후에 드는 ‘노동지’로 나뉘는데, 아동지 때는 팥죽 대신에 밀가루를 반죽하여 경단 대신 여러 가지 동물 모양을 만들어 죽을 쑤어 먹는다. 애기 동지 때는 팥죽을 쑤지 않는 집도 있다.

[12월의 세시풍속]

섣달 그믐날에는 설을 맞이하기 위해 목욕을 하고 집안 청소를 한다. 또한, 설빔(설옷)을 준비하는데, 형편이 좋은 사람은 새 옷으로 준비하고 어려운 사람은 헌 옷을 깨끗하게 빨아서 준비한다. 또 차례를 지내기 위해 형편에 따라 여러 가지 제물을 장만한다.

한편 섣달 그믐날 밤 캄캄할 때, 고깃배를 가지고 어장을 하는 사람들은 도깨비불을 보기 위해 산에 올라간다. 바다를 보아서 도깨비불이 많이 켜진 곳에 고기가 잘 잡힌다고 하여 불을 보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것이다.

[참고문헌]
[수정이력]
콘텐츠 수정이력
수정일 제목 내용
2018.08.27 법정공휴일 명칭 변경 석가탄신일->부처님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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