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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701121
한자 內未老里天祭壇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유적/민간 신앙 유적
지역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집필자 김도현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현 소재지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지도보기
성격 제단

[정의]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에 있는 제단.

[개설]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에서는 반 단위의 서낭고사 외에도 내미로리 전체 마을이 참여하는 천제를 천제봉 정상에서 지내고 있다. 천제를 지낸 유래와 관련하여 1997년 천제단에 세운 비석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천제 유래는 옛날 전설에 따르면 고려 충렬왕 즉위년인 1280년경. 이 지역에 괴질이 발생하여 백성들의 고생이 매우 심하여 청천백일(靑天白日)이 3일 이어지는 진시(辰時)에 무지개가 설패산(雪霈山) 아래 청정(淸井)에서 이 산봉우리에 정립하여 기이하다 하던 중 어느 날 신령도 아니고 신선도 아닌 백발노인이 지나시며 이 산에서 천제를 10년 마다 올리고, 제주(祭酒)는 지주(地酒)요, 소 생육(生肉)을 진설하며, 청정에 있는 물을 사용하면 국태민안과 삼척 지역 민생이 태평(泰平), 시화연풍(始華年豊)하다 하여, 이곳에서 천제를 올려 왔다. 옛날 사람들로부터 이어온 전통을 계승하고,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동민이 합의하여 이 비를 엄숙하게 건립하니 이후 영원토록 집집마다 우환이 없고, 복덕을 누릴 것을 기원한다.

위에서 소개한 유래에 더하여 광복 이후 천제를 지낸 구체적인 사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예전에는 농사를 지을 때 소로 밭을 갈았다. 그래서 소는 가축이라는 것을 떠나서 중요한 농기구이고, 재산 증식의 수단이어서 한 가족처럼 여겼다. 그런데 약 60~70여년 전에 마을의 소에 전염병이 돌아 많이 죽었다. 이에 당시 내미로리 이장이었던 천태밭골 출신 김복남은 소가 우질로 죽어 나가니 이를 막기 위해 소를 희생으로 바쳐 천제를 지내자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성금을 거출하여 소를 구입하여 천제를 지냈다고 한다. 천제를 지낸 후 우질은 사라지고, 마을이 안정되었다. 이에 당시 매우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매년 지내기는 어려워 10년에 한번씩 지내기로 결의하였고, 천제를 지낸 후 꼬지에 소고기 2~3 조각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후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 천제를 지내지 않았는데. 각종 역병과 함께 마을의 젊은이들이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등 흉흉하였다. 내미로리 마을 주민들은 마을에 닥친 우환을 극복하기 위해 천제를 다시 지내기로 하고 소를 제물로 준비하여 천제봉에 올라 천제를 지냈다. 천제를 지낸 후 우역으로 죽는 소도 없어졌으며, 마을 내 젊은이들도 건전하게 생업에 종사하며 잘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10년 주기로 천제를 지내게 되어 지난 2001년 최진극 이장이 주도하여 천제를 지냈다고 한다.

[위치]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천제봉 정상에 위치한다.

[형태]

천제단이 위치한 내미로리 1반천제봉(天祭峰)은 두타산 줄기가 끊임없이 이어져서 천제봉에 와서 솟구친 형태이다. 천제봉 좌우에 더 높은 산 봉우리가 있으나, 이들 산은 두타산 줄기가 아니어서 천제단으로서의 위치로 적합하지 않다. 천제봉 서쪽 방향을 제외한 나머지 3면은 급경사인데. 이런 지형이 혈이 모이는 지형이며, 잡귀가 끼어들 여지가 없는 곳이어서 천제단을 설치하여 하늘에 제사지내기에 매우 좋은 지형이라고 한다.

그리고 남동동쪽에 근산이 보이고, 천제봉 아래에 있는 내미로리와 함께 사둔2리가 한 눈에 보인다. 동쪽은 횟골재가 보이는데, 이를 넘어가면 삼척시 도경 2리로 넘어갈 수 있다.

천제봉 정상에 있는 천제단은 1997년 앞 면에 ‘천황상제제단비(天皇上帝祭壇碑)’라 새긴 비석을 세우기 전에는 별도의 제단 시설 없이 제물을 진설하여 천제를 지냈으나, 2001년과 2012년, 2013년에 천제를 지낼 때 비석 앞에 제물을 진설하여 천제를 지냈다. 2014년에는 천제를 지내지 않았으나, 삼척시의 지원을 받아 장방형으로 쌓은 제단을 설치하고, 제단 위에 비석을 세웠다.

[의례]

필자가 2001년, 2012년과 2013년 조사한 내미로리천제봉에서 설행된 천제를 중심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012년 천제를 지낼 때 올릴 제주(祭酒)는 2주일 전인 2012년 5월 12일[양력] 오후 2시부터 3시 30분 사이에 천제봉 정상에서 빚었다. 제주를 빚고 메를 지을 물은 천제봉 아래에 있는 풍다리골에서 길러온다.

제주를 빚기 위해 준비한 것은 쌀 한되, 두룩 2장, 엿질금 한 봉지, 술약 1봉지, 물은 8리터이다. 제주를 빚는 과정은 엿질금을 물에 담갔다가 잘 주물러서, 자루에 넣은 후 이 자루에 밥과 누룩을 잘 섞어 삼베 자루에 넣어 술독에 넣고, 물을 붓는다. 물을 충분하게 붓고 삼베 자루를 잘 묶은 후 옹기독에 뚜껑을 덮어 미리 판 구덩이에 잘 묻는다. 독 주변에 흙을 빈틈없이 삽으로 흙을 떠서 넣은 후 손으로 잘 다진다. 이 때 비가 올 것에 대비하여 물길을 잘 만들어 빗물이 독에 들어가지 않도록 잘 마무리한다. 그 위에 대야를 엎어서 덮은 후 대야가 날아가지 않게 큰 돌을 올려두었다.

2012년 내미로리 천제는 2012년 5월 26일[음력 4월 6일] 설행하였다. 그 과정은 미리 구입하여 정성껏 돌본 숫소를 오후 2시 30분쯤 희생으로 바치기 위해 천제단 아래에서 도축한 후 다리와 갈비, 머리 등 부위별로 큼직하게 각을 떠서 준비한다.

오후 9시 30분 경 각종 제물을 준비하여 천제단에 와서 각을 떠서 미리 준비한 소고기를 천제단 주위에 둥글게 걸어두고, 제물을 진설한다. 이 때 천제를 지내는 현장에서 메를 짓는다. 메를 다 지을 때까지 뚜껑을 열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준비한다. 이와 함께 2주일 전에 땅을 파서 묻어둔 제주 빚은 단지를 꺼내어 주전자에 제주를 담는다.

위와 같이 제물 준비와 진설이 끝나면 유교식 제의 절차에 따라 약 20분 동안 천제를 지낸다.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으로 구성된 제관과 집례, 집사, 축관이 천제를 진행하였는데, 당시 축관은 최진극 이장님이었다. 천제를 마친 후 소지를 올리고, 음복을 하였다.

그리고 천제를 지낸 다음 날[5월 27일] 마을 회관에 내미로리 주민들이 모여 마을 잔치를 하면서 함께 음복을 하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였다.

2012년과 2013년에 준비한 제물을 보면 공통적으로 제단에 소머리, 메, 생선, 포, 밤, 곶감, 대추, 사과, 배 등을 진설하였고, 제단 주위 나무에 둥글게 각을 뜬 소고기를 걸었다. 2012년에 비해 2013년에는 떡을 백설기 대신 팥시루떡을 준비하였고, 무, 고사리, 시금치를 올리지 않았다. 여기서 떡을 백설기 대신 팥시루떡을 올린 것은 내미로리에서 각종 역질 방지를 위해 천제를 지내기에 이와 관련한 제물인 팥시루떡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천제를 지낼 때 진설한 제물과 비교하였을 때 변하지 않고 늘 올린 것은 소머리와 각을 뜬 소고기, 메, 술, 포, 밤, 곶감, 대추, 사과, 배이다. 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제물이 소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메와 술, 밤 등 일반적으로 제사를 지낼 때 올리는 제수를 진설함을 알 수 있다. 즉, 각 가정에서 제사를 지낼 때 올리는 제수를 기본으로 하면서, 특별하게 소 한 마리를 제물로 올린다는 점과 2013년 천제에서 팥시루떡을 올린 것은 내미로리에서 천제를 지내는 구체적인 목적을 잘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천제를 지내기 위해 준비한 문서는 축문(祝文), 천제홀기(天祭笏記), 제관 명단이다. 천제홀기(天祭笏記)에는 제의 명칭을 ‘천제(天祭)’라 하였는데, 모시는 신령은 ‘천황지신(天皇之神)’이라 표현하였고, 유교식 제의 절차를 적어 집례가 이에 의해 천제를 진행하였다.

제관 명단을 적은 문서에는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좌집사, 우집사, 축관, 찬홀[마을 이장, 반장, 기타 어르신들] 담당자들을 적었으며, 제의 명칭은 ‘천황제(天皇祭)’라 하였다.

[현황]

소 우질 구축과 마을 내 우환을 없애기 위해 10년에 한번 숫소를 희생으로 바치는 내미로리 천제는 마을 단위 천제의 전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해방 이후 김복남 이장이 마을 내 소 우질 구축을 위해 천제를 지낸 이후 그 전통이 이어지다가도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단절된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정기적으로 소를 희생으로 하여 천제를 지낸다.

천제를 지내는 장소인 천제봉 정상에는 1997년 비석이 세워질 때까지 별다른 제의 공간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지 않았으나, 비석을 세운 후 이곳 앞에 제물을 진설하여 천제를 지내고, 현재는 장방형의 돌제단을 축조하여 천제단으로서의 외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천제 준비과정을 보면 제주를 미리 천제단 주위에 묻어 놓고, 희생인 소를 천제단 아래에서 도축하며, 메를 현장에서 짓는다는 점은 천제를 지냄에 있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준비하는 제수도 최대한 부정이 끼어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극한 정성이 잘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의의와 평가]

내미로리 천제가 지닌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하늘을 관장하는 신령을 내미로리에서 천황(天皇)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천황(天皇)’은 ‘천신(天神)’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내미로리 전체에 우환이 생겼을 때 단위 마을 모두를 아우르는 제의를 행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마을 단위 신령보다 상위 신령으로 여겨지는 천신을 모셔서 마을 주민들의 종교적 염원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내미로리천제봉에서의 천제는 마을 내에 있는 쉰움산에서의 산멕이, 기우제, 각 단위 마을 단위의 서낭고사와 함께 각각 분화된 종교적 기능을 수행하는 내미로리 나름의 전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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