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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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Folk Song of Women's Married Life |
이칭/별칭 | 「시집살이요」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
집필자 | 정인영 |
성격 | 민요|내방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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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시기 | 19세기 이후 추정 |
기능구분 | 내방요 |
형식구분 | 독창 |
가창자/시연자 | 양양순[내동] |
[정의]
경기도 부천시 내동에서 부녀자들이 고달픈 시집살이를 노래한 민요.
[개설]
「시집살이 노래」는 전문적인 소리꾼이 아닌, 여성이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보편적 민요로 시집간 여자의 입장에서 불리는 내방요이다. 노래 내용을 살펴보면 생활고로부터 시작하여 먼 길에서 돌아온 남편을 이야기하고, 남편과 시집식구의 구박으로 이어져 끝내는 친정부모의 위세로 마무리되고 있다. 시집살이의 현실상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 부천 지역 평민 여성의 일상을 파악할 수 있다.
[채록/수집상황]
1988년 부천시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부천시사』에 실려 있는데, 부천시 내동에 현지조사를 나가 주민 양양순[여, 59]으로부터 채록하였다.
[구성 및 형식]
「시집살이 노래」는 혼자 부르기도 하고 여럿이 모여서 부르기도 하지만 가창방식은 독창이다. 또한 일을 하면서 부르기도 하고 쉬면서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일정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길쌈 노동요나 농업노동요 등이 기능의 소멸에 따라 사라져 가는 데 비해, 「시집살이 노래」는 기능이 고정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현재까지 구연될 수 있었다.
또한 부천 지역의 「시집살이 노래」는 어구의 반복을 통해 미묘한 사설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모를 심고 들어온 ‘강님이’를 보고 시어머니, 시누이, 시동생이 차례로 신발을 씻고 들어오라고 한다. 또한 남편은 어머님, 아버님, 동생 순으로 건넌방에 기절해 있는 ‘강님이’를 보러 오라고 부른다. 경기 지역의 서사성이 강한 「시집살이 노래」에 비해 사설이 짧은 것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고 반복을 통해 강조를 하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
경기 지역의 「시집살이 노래」에서는 후렴구가 없으나 부천 지역의 「시집살이 노래」에는 “둥기둥당 둥당게야/ 어와넘자 어와넘어”라는 후렴구가 삽입되어 있는데, 이는 「둥당개 타령」과 결합이 되어 있는 듯하며, 부천 지역 「시집살이 노래」의 특징적 면모로 생각된다.
「시집살이 노래」의 가락은 사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읊조리는 식이어서 특징적인 변화가 없다. 대신 시집간 여자의 생활 감정을 잘 드러내기 위하여 다양한 사설로 되어 있으며, 서정적·서사적 양식을 아우르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대부분의 전승민요가 망실된 부천 지역에서 채록된 몇 안 되는 민요에 「시집살이 노래」가 끼여 있음은 이러한 기능과 전승의 관계를 증명해 주는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내용]
부천 지역 「시집살이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강님땅땅 강님이는/ 시집가기를 원하였네/ 시집가니 새일 많네/ 모를 심으러 나가라네/ 모를 심고 들어오니/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아가아가 벼늘아가/ 신발씻고 들어오너라/ 시누아기 내다보며/ 엊그제 온 새성님도/ 손발씻고 들어오세요/ 시동생도 내다보며/ 형수씨도 들어오세요// 임이오네 임이오네/ 서울 가셨던 임이오네/ 나 살기도 궁금한데/ 손발 씻고 들어가니/ 애편사다 영궈놓고/ 마시라네 마시라네/ 한 모금을 먹고보니/ 바리살짝 눈이 갱겨/ 두 모금을 먹고보니/ 뼈마디가 녹아 나네/ 세 모금을 먹고보니/ 아주가고 영영 갔네// 건넌방에 건너가서/ 잠든 것처럼 누었으니/ 어머님도 들어오세요/ 아버님도 들어오세요/ 동생도 들어오너라/ 낮잠자는 게 웬일인가/ 짚어보소 짚어보소/ 이내 맥을 짚어보소/ 건넌방에 건너가서/ 동네사람 알고보니/ 사령법도 대단하고/ 장인장모 알고 보면/ 훈세법도 대단하다/ 둥기둥당 둥당게야/ 어와넘자 어와넘어.”
부천 지역의 「시집살이 노래」는 타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사설을 가지고 있다. 특히 경기 지역 「시집살이 노래」들과 유사한 면이 없어 부천 지역의 고유한 노래가 아닌가 생각된다. 작중 인물인 ‘강님이’는 시집가기를 원했다. 그러나 막상 시집을 가고 보니 시집살이가 심하다. 고된 노동을 해야 하는 며느리의 고통은 대부분의 「시집살이 노래」에서 발견되는 부분이다.
이 노래의 특징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며느리의 고통 보다는 서울에서 돌아온 남편의 행위로 인해 누명을 쓴 며느리의 억울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서울에서 남편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강님이’는 기뻤지만 막상 돌아온 남편은 아편을 사와 그것을 먹으라고 강요한다. 어쩔 수 없이 아편을 먹고 어지러워 누워 있는 강님이를 보고 남편은 시집 식구들을 불러들여 강님이가 낮잠을 잔다고 누명을 씌운다. 꼼짝을 못하고 기절해 있는 강님이는 시집 식구들이 자신을 핀잔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몸이 움직이질 않아 사실을 밝히지 못한다. 다만 자기 친정부모의 위세가 대단하고 ‘사령법’도 대단하니 거기에 의지해 이 억울함을 풀고 싶어 할 뿐이다.
[의의와 평가]
「시집살이 노래」는 조선 초기에서 후기로 내려올수록 여성의 지위가 낮아지는 상황 속에서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게 표현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지위가 낮아질수록 여성의 각성은 점점 커졌다고 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평민 여성의 각성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는 노래이다. 평민 여성의 억울함과 함께 내면에서 분출되는 분노와 각성을 솔직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다. 친정부모의 위세를 내세우는 마지막 부분이야말로 순종적이기만 한 전통적 여성상이 아닌, 현실을 타개하고 싶은 여성의 내면이 표현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구성에서 후렴구가 삽입됨으로써 부천만의 특징적 면모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