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대구 지역의 의병장이자 학자인 서사원이 정구, 손처눌과 함께 금호강을 따라 하류로 유람하면서 지은 한시.

[개설]

「한강선생 자낙강승주 풍우중향이천 여촉손기도작시 인차언(寒岡先生自洛江乘舟風雨中向伊川余屬孫幾道作詩因次焉)」의 저자 서사원(徐思遠)[1550~1615]의 본관은 달성(達城)이고, 자는 행보(行甫)이며, 호는 낙재(樂齋) 혹은 미락재(彌樂齋)이다. 경상북도 성주군 팔거현(八莒縣)[현 대구광역시 북구 칠곡 일대]에서 출생하였다. 서사원의 본가는 대구 남산(南山)의 옛 역터이다. 서사원은 임진왜란(壬辰倭亂) 시기를 중심으로 영남에서 구국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열악한 환경에서 학문 연마와 강학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황(李滉)[1501~1570]의 학맥을 계승한 정구(鄭逑)[1543~1620]를 찾아가 배웠고, 정구는 서사원을 사우(師友)로 대우하였다. 장현광(張顯光)[1554~1637], 곽재겸(郭再謙)[1547~1615], 손처눌(孫處訥)[1553~1634] 등과 교유하였다. 서사원의 위패는 청주의 구계서원(龜溪書院)에 봉안되었고, 2008년 대구광역시 북구 산격동의 구암서원(龜巖書院)에 배향되었다. 저서로 『낙재집(樂齋集)』이 있다.

손처눌에게 부탁한 시는 손처눌의 『모당집(慕堂集)』 3권에 수록된 「자부강정(自浮江亭), …… 앙정선생행사(仰呈先生行史)」이다.

2008년 발행한 『국역 낙재선생문집(國譯樂齋先生文集)』에서는 「한강선생 자낙강승주 풍우중향이천 여촉손기도작시 인차언」의 제목을 쉬운 우리말로 풀이하여 「한강 선생이 낙동강에서부터 배를 타고 비바람 속에 이천을 향하시기에, 내가 손처눌에게 시 짓기를 부탁하고 그 시에 차운하다」라고 표기하였다.

[구성]

「한강선생 자낙강승주 풍우중향이천 여촉손기도작시 인차언」은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내용]

문설선생물외유(聞說先生物外遊)[선생이 물외에서 유람한다는 소식 들었는데]

소봉탱출랑화두(小篷撑出浪花頭)[작은 배로 물결 머리로 나아간다]

강통이락연범영(江通伊洛連帆影)[강은 이락으로 통하고 돛 그림자 이어지는데]

사입풍운롱한유(思入風雲弄翰柔)[풍운을 꿰뚫는 생각을 부드럽게 붓으로 써 낸다]

시영낙성차리세(詩詠落星嗟異世)[지는 별을 시로 읊으며 세상과 다름을 탄식하고]

도가금일행동주(棹歌今日幸同舟)[오늘은 뱃노래 부르며 같이 배를 타니 다행스럽다]

요요만리궁원거(搖搖萬里窮源去)[흔들흔들 만 리 물의 근원을 찾아가니]

각공방관입해부(却恐傍觀入海浮)[도리어 방관하다 바다로 들어갈까 두렵다]

[특징]

「한강선생 자낙강승주 풍우중향이천 여촉손기도작시 인차언」은 손처눌의 한시에 차운한 시이며, ‘우(尤)’ 운목이 사용된 칠언율시이다.

[의의와 평가]

「한강선생 자낙강승주 풍우중향이천 여촉손기도작시 인차언」은 배를 타고 정구, 손처눌과 함께 금호강 하류 이천(伊川)을 향하면서 지은 한시이다. 배를 타고 유람하는 모습을 학문을 궁구하고 도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묘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