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진도군 진도읍 남동리에 있는 고막뫼에 관한 전설.

[개설]

「고막뫼 전설」은 진도군에서 전승되고 있는 「지심뫼 전설」이나 「이음바위 전설」과 유사한 ‘산 이동’과 ‘산 멈춤’이란 모티프를 가지고 있다. 이는 섬 지방에서 주로 구전되어 내려온 거인 설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

고막뫼는 오늘날 진도읍 남동리 남쪽에 있는 두리두리한 섬 등 같은 산을 말하는데, 현재의 남동리 앞 들판이 바다였던 아득한 옛날에는 이 남동리 앞바다에 떠 있던 섬이었다고 한다. 하루는 이 섬이 둥둥 떠서 남동리 앞의 포산(浦山) 쪽, 즉 지금의 위치까지 왔을 때였다. 때마침 임신한 여자가 그것을 보고, “얼레! 섬이 떠내려가네!” 하고 소리치자, 조금 전까지도 떠내려가던 섬이 우뚝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지금의 고막뫼가 되었다고 한다.

[의의와 평가]

산이 움직이다가 임신한 여자의 말소리에 멈춰서 지금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는, 진도군에 전해 내려오는 「지심뫼 전설」이나 「이음바위 전설」과 유사한 형태상의 구조를 보이는데, 이는 모두 거인 설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거인과 같은 신성한 존재가 이 세상을 만드는 과정으로 산 이동이 나타났다면, 산 멈춤이란 행위는 이러한 창조신화적 성격을 무너뜨리는 과정으로서 인식되기도 한다.

산 이동 설화에서 등장하는 임신한 여자는, 거인 설화에 나오는 ‘마고할미’와 같은 계열의 신화적 인물이 변이된 형태로, 우주 창조의 완성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이것은 임신을 부정하고 속된 행위로 인식하는 민간신앙적 사고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