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508 |
---|---|
영어음역 | Daradara Dalmedara |
영어의미역 | Moon, Moon, on the Moon Mountai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미영 |
[정의]
1990년에 발표된 소설가 최정주의 장편소설.
[개설]
『달아달아 달메달아』는 남원 출신 소설가 최정주가 『전북일보』에 ‘달빛그림자’란 제목으로 연재했다가 상하 두 권으로 출판한 장편소설이다. 남원을 배경으로 달메라는 여주인공을 등장시켜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때까지의 민족적 정서와 삶의 질곡을 탁월한 구성과 문체로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구성]
『달아달아 달메달아』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다. 소설의 발단은 남원읍 만도리 큰마실에서 소작인으로 살고 있는 강달근의 딸 달메가 악질적인 친일 지주 김구억의 마름 노릇을 하고 있는 정마름의 큰아들 정대석과 혼례를 치르게 되는 과정이다.
소설의 전개 부분은, 신랑 정대석이 일본 유학을 상의하러 집에 들렀다가 아버지 정마름의 강요에 못 이겨 억지로 혼례를 올리고 겨우 첫날밤만 치른 다음 도망치듯 집을 떠나 다니던 학교로 돌아간다. 그 사이 주인공 달메는 아기를 임신했다가 우연한 사고로 유산하는 바람에 시부모의 학대를 받는 상황이다.
소설의 위기 부분은 달메가 신여성과 결혼한 남편으로부터 버림받고 시집으로부터 내쫓겨 자살을 기도하다, 창덕사 주지스님의 구원으로 뭇남성들에게 술과 웃음을 파는 술집 기생으로 전락하는 장면이다.
술집 기생으로서 달메가 겪는 일상은 친일파 지주들과 독립운동가, 지주들과 저항적인 소작인들 간의 적대적인 싸움 속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소심한 민중들은 생존을 위해 그 어느 쪽 편에도 속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얼음판 걷듯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이었다.
소설의 절정 부분은 친일파와 독립운동가의 입장이 뒤바뀌고 지주와 소작인의 처지가 뒤집혔던 해방기와 한국전쟁 때의 이야기이다. 이때는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을 찾아 빨갱이가 되든지 미국 편에 서든지 하는 두 갈래의 길로 나뉘어 민족끼리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참담한 상황이었다.
좌냐 우냐의 선택에 따라 서로가 서로의 적이 되어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이웃이 이웃을 죽이는 살상이 지속되는 동안 민중들은 양쪽에서 치이고 짓밟히는 존재가 되었다.
결국 소설의 마지막은 민족끼리 서로 적이 아니었지만 적일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마을을 전소시켜 빨갱이를 완전 소탕한다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말미암아 죄없는 민중들은 일터뿐만 아니라 삶터마저 완전히 잃게 되는 최악의 비극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마는 것이다.
[내용]
악질 친일 지주 김구억과 그 밑에서 소작인을 관리하는 정마름 같은 친일파 지주들은 일제강점기 내내 민족을 수탈하고 억압하여 많은 부를 쌓게 된 민족의 반역자들이다.
친일 지주 밑에서 논밭을 부쳐 먹고살아야만 했던 소작인들은 생활고를 견디기 힘들었고, 인간적 모멸감과 학대 속에서 일상을 보내야만 했다. 게다가 일제와 결탁한 지주들은 소작인들의 자녀를 징용과 정신대로 내모는 횡포를 자행했고 이에 소작인들은 깊은 분노와 원한에 휩싸이게 되었다.
지주와 소작인 간의 악랄한 주종관계는 해방을 맞이하면서 역전되는 듯했으나 친일파와 민족 반역자들에 대한 처단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시작된 미군정은 자신들의 통치와 행정상의 편의,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친일파와 민족 반역자들을 다시 요직에 배치하는 어처구니없는 정치를 단행함으로써 과거사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
이로써 우리의 역사는 민족적 숙원이었던 친일파 처리의 시기를 놓쳐 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주와 소작인 간의 모순된 억압 관계가 강화되는 양상으로 나아가기에 이르렀다.
해방의 기쁨을 채 누리지도 못하고 한국전쟁을 겪게 되면서 앙숙이던 지주와 소작인 관계는 드디어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되었다. 그것은 지주에 대한 분노와 원한이 깊은 소작인들을 중심으로 친일 지주와 친일 경찰에 대한 보복이 시작된 것이다.
인민재판이라는 명목으로 악질 지주와 경찰들은 한때 이웃이었던 소작인들에게 살해되었다. 일부 소작인들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 수 있고 자신의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공산주의에 빠져 빨치산이 되고, 그렇지 못한 소작인들은 빨치산을 소탕하러 나온 국군들에게 시달림을 받아야 했다.
급기야 소작인들은 빨치산 소탕 작전의 하나로 시행된 마을 소개 결정으로 그 동안 살아왔던 삶터마저 불타 버려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하게 되는 불행의 극치를 맛보아야만 했다.
[의의와 평가]
『달아달아 달메달아』는 비옥한 옥토였던 남원에서 일제강점기, 해방, 분단, 전쟁의 시대를 살다간 남원 사람들이 이 불운한 시대를 어떻게 겪어냈는지에 대한 생생한 삶의 기록이다. 민족적 불행의 연속이었던 그 시대를 살면서 많은 남원의 민중들은 어둠의 세월을 보내다 희망 없이 죽었다.
소설은 친일파 지주들의 횡포로부터 시작하여 남원의 한 마을이 불타고 그 속에서 달메가 타죽는 것으로 끝나면서 지주와 소작인 간의 갈등이 동족상잔의 비극을 낳았고, 동족상잔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민족의 삶을 뿌리 채 흔든 우리 민족 최고의 비극임을 극명하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