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천부
-
“우리 고향은 경북 경산이야. 거기서 아버지가 막내로 늦둥이로 태어났어. 우리 아버지가 아홉 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그래서 영천 하양 등에서 나무장사 하셨어. 자산이 쫌 있었는데 노름으로 탕진하고 아버지가 한 50대 정도 되어서 조모님 모시고 이곳에 들어왔어. 본천부에서도 한참 더 올라가는 곳, 한 25리 정도 될 꺼야. 그 높은 산, 거서 태어나가 다섯 여섯 살 때 두 집...
-
울릉도는 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으나, 지금은 마을 주변에 숲이 거의 없다. 개척 전후에 일본인들이 괴목(槐木)을 남벌하였고, 개척민들도 화전경작을 하거나 땔감으로 나무를 베어내었기 때문이다. 1917년 인류학자 도리이 류우조의 기록을 통해서도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섬에는 어떠한 수목이 있는가 하면, 느티나무, 향나무, 오엽송, 솔송나...
-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의 옛 지명. 개척 초기 이곳에 이주해 온 사람들이 나무를 베어낸 뒤 막을 치고 사방을 살펴보니 빽빽이 둘러싼 나무들로 인해 주위에 보이는 것은 없고, 다만 나무를 베어 낸 곳으로 동그랗게 하늘만 보였기 때문에 천부(天府)라 하였다. 뒤에 예선창을 천부라고 하자 이 곳을 본래의 천부라는 뜻으로 본천부라고 하였다. 본래 북면 지역인데, 1914년 행정 구역...
-
“예선창에 내린 저희 고조부께서도 산을 거슬러 올라가 지금의 본천부에 정착하셨죠. 저희 고조부께서 경주 입실에서 농사를 줄곧 지으셨으니 울릉도에 들어오셔서 바닷가에 살 수는 없었겠죠. 그래서 산중턱에 양지바르고 바람이 잦아드는 안온한 이곳 ‘천부’에 정착해 농사를 짓게 된 거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농업이 주로 생업이었죠. 저야 농한기일 때 간혹 목수 일을 하기도 하지만……. 후에...
-
천부에 정착한 개척민들은 처음에 본천부, 혹은 나리동 등의 산중에 터를 잡았고, 점차 해안가로 내려온 것으로 개척민들의 후손들은 증언하고 있다. “나리동에 개척 당시에 180세대 정도 살았어요. 바닷가에 사는 것들은 아랫것들 하며…….(웃음) 그때 뭐 동학난이가 뭐 그라고 어떤 사람들은 여 뭐 자기가 띠지면(경작하면) 다 자기 땅이다 해가 온 사람도 있고. 우리 할아버지...
-
“이곳에 들어온 지는 100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경주 산내에서 천부로 들어오셨어요. 웃대 할아버지 자손들이 여서 컸는 기라. 우리가 토박이지.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요위에 산소도 있습니다. 증조할아버지, 고 다음에 할아버지, 큰아버지 산소도 있고……. 정착은 본천부. 본천부는 잘 살았어요. 나리분지도 약 70호 가까이 살았다구. 해적들 오기 때문에 무서...
-
개척령 전에 들어왔던 사람들의 후손을 만나고 싶었지만, 그들의 후손이라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06년 가을 관광계장 김기백의 안내로 현포에서 목수 일을 하고 있는 이춘태를 만났다. 그의 고조부 이진화가 환갑 되는 해인 1881년경에 일곱 살 난 아들 이용언을 데리고 울릉도에 들어와 천부에 정착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천부면사무소에 들러 재적부등본을 떼어보았지만...
-
예선창은 천부리의 중심이다. ‘예(옛날)부터 선창’이라 하여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왜선들이 들어와 이곳에서 배를 만들고 고기를 잡고 귀목(느티나무)을 도벌하여 갔기 때문에 왜선창이라도 불렀다. 이규원 일기에는 ‘왜선창’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후 동명을 한자식으로 바꿀 때, ‘천부’라고 이름하였다. 시절이 하 수상하여 바다 건너 살 곳 찾아 예선...
-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 속하는 행정리. 울릉도 최초의 개척선이 와 닿은 항구가 있던 마을이다. 개척 초에는 ‘왜선창(倭船艙)’이라 불리던 것이 잘못 인식되어, 옛날의 선창 곧 옛 선창이란 뜻에서 예선창이라 부르다가 후에 한자식 표기를 할 때 현 천부동의 동명을 그대로 사용하여 천부(天府)라고도 하였다. 또한, 울릉도 개척 초 이곳에 살기 위해 온 사람들이 나무를 베어낸 뒤...
-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 속하는 행정리. 울릉도 개척 초에 예선창에 내린 사람들 중에 덕산이씨(德山李氏)의 백산노인과 간성이씨(杆城李氏)의 철원노인 두 사람이 바닷가에 살 수가 없다고 하여 가족을 거느리고 이곳에 왔다. 와서 보니 아름드리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하늘을 찌르고, 갖가지 넝쿨이 엉켜 있는 운동장 남짓한 평지가 있어 만약 샘물만 있으면 살기에는 가장 좋은 곳인 듯해서...
-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에서 섬 일주도로를 따라 한 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가면 북면의 천부마을에 도착한다. 천부마을은 섬목에서 내수전까지 완공되지 않은 4.4km 구간의 미완성 울릉도 일주도로 때문에 가장 오지로 인식되고 있다. 또 천부마을은 최고 관광지인 나리분지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으나, 택시나 관광버스 위주의 관광 관행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천부마을을 스쳐지나가...
-
“왜놈들이 와가지고 향나무, 괴목나무 등을 네모로 따버리고 가져가던 그때인데, 산에 가면 나무를 쌓아놓고 위에 비뿌고 필요한 부분만 따가 가가 버렸거든요. 왜놈들이 전부 해갔어요. 우리 여, 백십 년 더 되었나. 그때 본천부 쪽에 배를 대가 왜놈들이 나무하러 왔는 모양이라. 그들이 더웠는 모양이지. 웃통을 벗었나 보지. 그런 넘이 뭐 주는데, 꼭 떡 같은데 집에 가와가 먹어보니 못...
-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호일 영감에 관한 이야기. 1997년에 울릉문화원에서 편찬한 『울릉문화』 제2호에 수록되어 있다.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의 본천부 산줄기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면 높은 봉우리가 있는데, 이곳을 상봉이라고 부른다. 이 상봉에는 이상한 늙은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곡식을 먹지 않고 주로 솔잎을 먹었다. 그리고 나뭇잎이나 풀잎을 먹었으...
-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2리에 속하는 마을. 개척 당시 이 곳 한 농가의 주인이 병으로 고생을 하다가 점을 쳐 보았다. 그러자 집 앞에 붉은 대문을 세워 두면 병이 나을 것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주인은 곧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좋은 나무를 베어 대문을 만들고 붉은 칠을 해서 세워 놓았다. 그러자 정말 신통스럽게도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웃 마을 사람들이 이곳은 붉은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