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20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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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端午 |
이칭/별칭 | 천중절,중오절,단양절,수릿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집필자 | 문애리 |
[정의]
경상북도 영천 지역에서 음력 5월 5일에 지내는 명절.
[개설]
단오(端午)는 수릿날[戌衣日·水瀨日]·천중절(天中節)·중오절(重午節)·단양절(端陽節)이라 불리기도 한다. 고려 시대에는 9대 명절에 속하였고, 조선 시대에는 설날·한식·추석과 함께 4대 명절에 속하였다.
단오 행사는 북쪽으로 갈수록 번성하고, 남쪽으로 갈수록 약해지는데, 대신 남쪽은 추석 행사가 강하다. 이는 계절과 농사의 시계(時季)의 차이에서 연유된 것이며, 단오는 일 년 중에서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여겨 큰 명절로 생각하여 여러 가지 풍속과 행사가 행해졌다.
입하(立夏)와 소만(小滿)을 지나 음력 5월이 되면, 태양의 열기가 뜨거움을 더해 가며, 절기(節氣)로는 망종(芒種)과 하지(夏至)가 잇다.
절기는 태양의 운행에 기초를 둔 것이며, 농사력(農事曆)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예컨대 망종은 보리나 벼와 같이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을 거두거나 모를 내는 절기이며, 하지는 낮 시간이 가장 긴 절기를 말한다.
단오는 보통 망종과 하지 사이에 있어,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전통 사회에서 농가의 부녀자들은 ‘단오장(端午粧)’이라 하여 창포 뿌리를 잘라 비녀로 만들어 머리에 꽂아 두통과 재액(災厄)을 막고,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아 윤기를 더하게 하였다.
영천시 야사동에서는 단옷날 쟁피[창포(菖蒲)]를 삶에서 그 물에 머리를 감고, 천궁 잎을 뜯어서 머리에 꽂았다고 한다. 대창면 운천리에서는 천궁(川芎)을 삶아서 그 물에 머리를 감고, 천궁 잎을 꽂으면 액땜을 한다고 하여 잎을 잘라서 머리에 꽂고 다니곤 했다. 이외에도 단옷날 새벽 상추밭에 가서 상추 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분을 개어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피지 않고 피부가 고와진다는 믿음이 있어 야사동에서도 단옷날 상추에 맺힌 이슬을 모아서 분에다가 녹여서 바른다. 그냥 물로 분을 바르는 것보다 이슬을 이용하여 분을 바르면 얼굴이 고와진다고 한다.
영천시 청통면 호당리에서는 단옷날 부녀자들이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약쑥은 약이 된다고 하여 이날 약쑥을 베어다 말린다. 익모초 역시 단오 때 베어 말려 두면 약으로 쓸 수 있어 약쑥과 함께 베어다 말린다.
영천시 성내동 이세희에 따르면, 집집마다 궁기[궁궁이]를 키웠는데, 처녀들은 단옷날 궁궁이로 머리를 감고, 이를 머리에 꽂아 널도 뛰고 그네도 탔다고 한다. 그네는 평소에는 없다가 단옷날 나무에 매달았다고 한다.
예전에는 단오를 큰 명절로 여겨, 그날 약수탕으로 알려진 고경 황물탕에 가서 목욕도 하고,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 닭을 잡아서 잔치도 벌였다고 한다.
[연원 및 변천]
단오의 ‘단(端)’자는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는 다섯의 뜻과 통하므로, 단오는 ‘초닷새’를 뜻한다. 중오(重五)는 오(五)의 수가 겹치는 5월 5일을 뜻하는 것으로 양기가 왕성한 날로 풀이된다.
음양사상(陰陽思想)에 따르면 홀수를 ‘양(陽)의 수’ 라 하고, 짝수를 ‘음(陰)의 수’ 라 하여 ‘양의 수’를 길수(吉數)로 여겼다. 전통 사회의 절일(節日)로서 설[1월 1일], 삼짇날[3월 3일], 칠석[7월 7일], 중구[9월 9일] 등이 있는데, 이는 ‘양수(陽數)’를 ‘길수’로 여기는 기수 민속(奇數民俗)들이다. 이러한 기수 민속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릿날이라고 부르게 된 유래는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5월조의 기록에 전한다. 이날 해 먹는 쑥떡의 모양이 수레바퀴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리’란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또 ‘수리’란 고(高)·상(上)·신(神) 등을 의미하는 우리의 고어(古語)인데, ‘신의 날’, ‘최고의 날’이란 뜻에서 불리어졌다고도 한다. 한편, 단오는 중국 초나라 회왕(懷王) 때 비롯되었다고도 하는데, 굴원(屈原)이라는 신하가 간신들의 모함에 자신의 지조를 보이기 위하여 멱라수[汨羅水]에 투신자살한 날이 5월 5일이었다. 그 후 해마다 굴원을 위하여 제사를 지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단오가 되었다고도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단옷날 남자들은 창포뿌리를 허리에 차고 다니는데, 이는 벽사(辟邪)의 효험을 기대하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단오의 대표적인 놀이로는 그네뛰기와 씨름을 들 수 있는데, 단오가 드는 때는 농번기이므로, 명절처럼 큰 행사는 할 수 없지만, 영천시 야사동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화전’을 하듯이 하루를 놀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