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영천시에서 2월 초하루에 내려온다고 믿는 가신(家神).

[연원]

영등할매는 농사의 풍흉을 관장하고 집안을 평안하게 해 주는 가신(家神)으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2월조에 “영남 지방에서는 집집마다 신에게 제사하는 풍속이 있는데 이를 영등이라 한다. 신이 무당에게 내려서 동네로 돌아다니면 사람들은 다투어 이를 맞아다가 즐긴다. 이달 1일부터 사람을 꺼려 만나지 않는데, 이렇게 하기를 15일에서 또는 20일까지 간다.”라는 기록이 있다.

[내용]

영천시에서는 음력 2월 초하룻날 비바람을 일으키는 영등할매가 내려온다고 여겨서, 이를 달래기 위해 영등할매 모시기를 해 왔다.

영천시 금호읍 석삼1리에서는 영등을 ‘이월할머니’, ‘영등신’라고 일컬으며, 영등할매는 샘이 많은 바람신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늘에서 영등할매가 내려올 때 바람이 불면 딸을 데리고 내려오는 것이고, 비가 오면 며느리를 데리고 내려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바람이 불 때 딸의 치마가 나부껴서 예뻐 보이라는 뜻과 비가 올 때 며느리 치마가 젖어 얼룩지게 하는 것이라는 속설이 있다.

석삼1리에서 2월 초하루에 하는 영등할매 모시기는 성주에게 먼저 고한 후 시작한다고 하는데, 제수(祭需)를 차려 놓고 빌 때에는 “영등할매요 지신네요, 우야든동 우리 아들 잘 되구로 해주시오”라고 축원을 하며 소지도 올린다고 한다.

영천시 대창면 신광1리에서는, 영등은 농사의 풍흉을 관장하는 신으로 여기고 2월 초하룻날 내려와서 보름에 올라간다고 믿고 있다. 2월 초하루에는 밥을 해서 솥뚜껑을 열어 놓고 숟가락을 있는 수대로 다 꽂고, 국·나물은 바가지에 담아서 솥 주변에 놓고 낫·호미·괭이 등 농기구를 함께 놓고 빌었다고 한다.

이때는 “한 해 농사가 잘 되고 가정이 편안하고 식구 모두 건강하고 재수 있게 해 달라”라고 빌면서 절을 한다. 그리고 소지종이를 식구 수대로 올리는데, 어른인 대주부터 순서대로 한다. 소지가 높이 올라가면 그 사람은 한 해 재수가 좋다고 여기고, 잘 올라가지 않으면 좋지 않다고 여긴다고 한다. 그리고 2월에는 새벽 일찍 물을 떠서 장독대에 올려놓는데, 영등할매가 올라갈 때까지 매일 새벽에 물을 갈아 준다고 한다.

[의의와 평가]

영등할매의 세시(歲時)로서의 의미는 농경 사회에서 바람과 기상에 대한 적응 과정에서 정착된 생태 민속의 전형성을 드러내 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