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 전승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701392
한자 口碑 傳承
영어공식명칭 Oral Heritages|Gubijeonseung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남도 밀양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병익

[정의]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어 내려오는 문화의 총체.

[개설]

구비 전승(口碑 傳承)은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말로 이루어지고 말로 전승되는 문화의 총체를 말한다. 구비(口碑)는 비석(碑石)에 새긴 것처럼 오래도록 전하여 내려오는 말을 뜻하며, 전승(傳承)은 계통을 이어받아 계속되고 계승한다는 뜻이다. 구전(口傳)이라는 말 대신에 굳이 구비라는 말을 쓰는 것은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파·전승될 때 비석에 새겨 놓은 것처럼 변하지 않는 틀을 지님을 강조하려는 뜻이다.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전하여 내려오는 구비 전승의 종류는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성격 및 특성]

말은 당장에 서로 의사를 소통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생각을 간직하였다가 다음 세대에게 전하여 주기 위하여서도 필요하다. 그중에서 말로 전하는 것이 구비 전승이다. 사람이 지니는 문화는 시간적으로 연속되어 있다. 옛것이 옛것으로 끝나지 않고 오늘날의 것으로 이어진다. 사는 환경도, 만든 물건도, 사회제도와 하였던 말도 이어진다. 다른 것은 바꾸지 않으면 그대로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말은 되풀이하여 할 때에만 이어진다.

의식적으로 말을 전승하기 위하여서는 전승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우선 구비 전승이 있음으로써 말을 더욱 흥미롭고 다채롭게 할 수 있다. 숨은 뜻을 풍부하게 하기 위하여 지어내서 하는 말도 있다. 구비 전승은 겉으로 드러난 그대로는 대수로울 것이 없거나 거짓말이기도 하지만, 사실 깊이 새겨야 할 숨은 뜻을 지니도록 의도적으로 짠 말 덩어리이다.

경상남도 밀양시에서의 구비 전승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여서 존재한다. 구비 전승의 기반인 공동체는 규모와 성격이 다양하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집단인 두레도 있고, 같이 모여 노는 집단도 있는가 하면, 마을 전체가 동질적인 집단을 이루기도 한다. 넓게 잡으면 어느 고장, 어느 지방 사람들이 공통적인 구비 전승을 함께 지니는 공동체를 구성한다.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공동체는 민족이다. 어느 민족은 민족대로의 구비 전승을 지니고 있어서 동질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민족이 국가로서 독립되어 있지 않거나 여러 국가로 분단된 경우에도 구비 전승을 통하여 확인되는 동질성은 유지될 수 있다.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말로 만들어지고 말로 전승되는 이야기는 유동성(流動性), 단순성(單純性), 보편성(普遍性), 대중성(大衆性), 민족성(民族性) 등의 특성을 띤다. 유동성은 기억한 자료를 말로 재생하고 다시 기억하는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하기에 문자로 기록되어 고착된 자료와 달리 변모의 폭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단순성은 이야기가 기억으로 보존되기에 인간 기억력의 한계로 인하여 글로 지어낸 문학에 비하여 형태나 내용이 단순하다는 것이다. 보편성은 이야기가 전승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빼거나 보태면서 생명이 이어져 오기에 한 개인의 특이한 취향만이 아닌 많은 사람의 정서와 흥미가 담긴다는 것이다. 창작 문학에서 개인의 특이한 취향으로 창작된 작품이 후대에 재평가되는 것과 다른 점이다. 구비문학은 보편적 흥미가 없으면 구연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구연 기회가 없어지면 전승이 중단되어 인멸된다. 따라서 많은 사람의 흥미를 끌 수 있어야 하고, 전승 집단의 가치관이나 문화와 상충되지 않아야 한다. 설사 전승 집단의 문화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하여도 전승되면서 집단의 문화에 동화된다. 이런 점에서 이야기는 공동체의 문학으로서 대중성을 지닌다.

다만, 구비 전승과 구비문학은 비슷한 말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구비 전승과 구비문학은 상당 부분 범위가 일치하지만,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욕설이나 금기어 따위는 구비 전승이기는 하여도 구비문학은 아니다. 전승되는 형식과 내용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문학이라고 볼 수 있는 요건은 갖추지 않았다.

[종류]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전하여지는 구비 전승 중에는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가 있다. 무가는 주술적인 목적에서 신을 향하여서 구연하지만, 신이라고 설정된 대상이 결국은 인간의 투영이기에 인간적인 감정의 표현이며, 주술성과 함께 문학성을 지닌다. 속담은 지혜 또는 교훈의 비유적 압축이기에 문학적 형상화의 좋은 예이다. 수수께끼는 말놀이이지만 문학적 표현에 의하여서 말놀이가 성립된다. 그러나 욕설, 명명법, 금기어 등은 구비 전승이기는 하여도 문학이라 할 수 없으니 구비문학에서는 제외된다.

밀양시는 농지가 발달한 곳이라, 「모심기노래」, 「논매기노래」, 「보리타작노래」, 「어사용」, 「나물 캐는 노래」, 「목도노래」, 「상엿소리」 등이 발달하였다. 산간 마을에서는 서사적 민요를 더러 들을 수 있었는데, 산간 지방의 부녀자들이 내방가사를 익히고 있는 까닭이다. 농촌의 삶을 잘 표현한 노동요도 밀양 민요의 특징적인 측면이다.

설화는 밀양시 모든 지역에서 전하여지고 있다. 삼랑진읍의 경우 주변의 산과 들을 중심으로 전설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지명 전설은 불교 유적에 관한 전설, 풍수지리와 관련된 전설, 풍속에 관한 전설 등이 많고, 농경지가 많은 까닭에 기우제나 용신 신앙과 관련한 서사도 많다. 인물 전설을 보면, 박곤(朴坤) 장군 전설이나 사명대사(泗溟大師)[1544~1610] 전설 등 밀양의 호방한 기질과 함께 외적에 맞선 호국 정신을 살필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또한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영혼이 되어서 원한을 갚은 아랑(阿娘)에 대한 전설은 밀양 아랑각(密陽阿娘閣)과 함께 전승되는 대표적인 인물 전설 중 하나이다.

밀양시에서 구비 전승되는 설화는 1983년 11월 25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 8집 7책과 『한국구비문학대계』 8집 8책 ‘경상남도 밀양시’ 편에 수록되었다. 또 1994년 밀양문화원에서 발행한 『밀양지명고』, 2009년 12월 30일 밀양시에서 발행한 『밀양설화집』[전 3권]에도 다수 수록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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