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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매구의 전통을 잇는 상쇠 고종빈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3C030204
지역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길

고종빈은 1938년생으로 2008년 현재 나이 71세이다. 18세부터 정초가 되면 여수 지역 일대를 돌아다니며 마을끼리 농악 경연을 하고 술과 음식을 제공받았던 걸궁패거리에 들었던 것이 매구패와의 인연의 시작이었다. 당시 돌산매구의 상쇠는 이순선이었다. 경상남도 하동 출신인 이순선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어린 나이에 흥국사로 와서 잡일을 했는데, 의승 수군의 맥을 잇는 승병에 속했던 스님에게서 농악을 배워 조선시대 여수 지역 수군의 농악이었던 진중농악의 전통을 잇는 사람이 되었다.

고종빈은 이순선 상쇠를 스승으로 모시며 5년간 따라다니며 쇠(꽹과리)를 익혀 그럭저럭 소리에 입문할 수 있었다. 스승을 따라다니던 어느 해에 소리를 이끌던 스승이 잠시 부쇠에게 리더를 맡기고 용변을 보러 갔다. 그런데 한바탕이 끝나고 다음 바탕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점에 부쇠가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매고 있을 때, 끝쇠이던 고종빈이 다음 바탕으로 소리를 바꾸면서 넘어가 매구가 이어질 수 있었다.

돌산매구는 모리(바탕)와 모리를 끊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모리와 모리를 이어 주던 복잡한 소리는 오래 매구를 친 사람에게도 어려운 일이라 이 일을 계기로 고종빈이 상쇠 후계자로 지목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열두 마당으로 이어지는 돌산매구는 길굿을 시작으로 일제매구·벅구놀이·춤굿·판굿 등이 이어지면서, 기능적으로는 문굿·조왕굿·터주굿·측간굿·들당산·날당산·샘굿·마당굿·용왕굿 등의 형태로 놀이를 한다. 마무리는 넓은 마당에서 모이거나 흩어지거나 빙빙 돌면서 놀게 되는데, 굿판을 보러온 사람과도 한 덩어리가 되는 이때가 최고조기로 굿판의 절정이다. 판이 마무리되면 함께 모여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고종빈이 25년 전에 다리에 병이 있어 수술하게 되자 상쇠를 그만두게 되었다. 최근 군내리 청장년들이 돌산매구의 전수를 위해 농악을 배우기로 하고 밤에 모여서 맹훈련을 하고 있어 다행스럽다.

돌산매구는 쇠가 상쇠·종쇠·중쇠·끝쇠 등 4명이다. 북은 7명인데 우렁찬 북이 많아서 소리가 힘차고 남성다운 좌도농악의 특징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장구는 5명, 소구는 11~12명, 징은 3명이 맡는다. 호적을 부는 사람도 1명이 있었다. 여기에다 굿판의 흥을 돋우는 배우의 역할로 마을마다 걸궁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글과 문자놀이를 잘하는 사령이 있는데, 사령이 똑똑하고 야물어야 그 농악패가 무시당하지 않고 대접을 받았다. 이어 호랑이 가면이나 그림을 쓴 도포수와 영기(令旗)를 들 사람이 필요했는데, 쫄쫄이(광대)가 주로 이 역할을 맡았다. 이렇게 해서 총인원은 33~35명으로 구성되었다.

마당밟기는 정월 초에 액을 몰아내고 복을 불러들이기 위하여 서낭대를 앞세우고 매구를 치며 집집마다 들러 고샅굿(골목굿)을 하는 의식적인 놀이다. 질굿(길굿)을 시작으로 당산굿과 샘굿을 치고 난 다음, 집안 구석구석을 돌며 문굿·마당굿·조왕굿·터주굿·마굿간굿·칙간굿 등을 한다. 이렇게 마을을 돌게 되면 모든 귀신은 도포수에게 달라붙게 된다.

마을의 모든 귀신을 붙여온 도포수는 마을 한 가운데의 마당으로 유인되어 투전 놀음을 하게 된다. 투전 놀음으로 돈이 떨어져 도둑질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도록 유도하여 죄를 짓게 되면 도포수의 목을 베게 하는 연극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도포수 머리 위에 참종이로 그려진 호랑이 머리그림은 마을을 돌면서 잡아온 잡귀의 목을 베기 위함이다. 매년 이루어지는 일이지만 도포수가 나쁜 일을 하고 처벌될 일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지켜보고 즐거워했다.

최근에는 매구의 소리만 느낄 뿐 농악판의 이런 연희적인 이야기와 그때그때 변하는 광대의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지켜보는 재미를 모르고 있어 소리를 위주로 하는 음악 시간의 농악 교육도 개선되어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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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빈 상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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