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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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Folk Tale of Tiger |
이칭/별칭 | 「토끼와 바보 호랑이」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
집필자 | 김상철 |
성격 | 설화|동물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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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 토끼|호랑이 |
관련지명 | 경기도 부천시 |
모티프 유형 | 차돌로 구운 떡|참새 떼 소리가 나는 불타는 대나무|얼어붙은 호랑이 꼬리 |
[정의]
경기도 부천시 일대에서 토끼와 호랑이에 관련되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호랑이 설화」는 어리석고 우스운 호랑이에게 잡힌 영리하고 지혜로운 토끼가 계략을 써서 호랑이를 골려주고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동물 민담이다.
[채록/수집상황]
1996년 부천문화원에서 간행한 『부천문화의 재발견』과 1999년 최현수가 집필한 『재미있는 부천 이야기』 등의 문헌에 실려 있는 동물 민담인데, 채록 시기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내용]
먼 옛날의 일이었다. 경기도 소사[현 부천시] 고을에 사는 호랑이가 하루는 배가 고파서 어슬렁어슬렁 헤매다가 토끼를 만났다. “이놈 토끼야, 잘 만났다. 나는 배가 고파서 견딜 수 없다. 너를 잡아먹어야겠다.” 호랑이의 말에 토끼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영리하기가 이를 데 없는 토끼는 얼른 꾀를 냈다. “호랑이님 그렇게 배가 고프셔요? 그렇다면 나보다 맛있는 구운 떡을 드리지요.”
토끼는 조그만 차돌 몇 개를 호랑이에게 내보였다. “그게 정말이냐? 그럼 어디 구운 떡을 먹어보자.” 호랑이는 솔깃했다. 그러자 토끼는 재빠르게 나무와 검불을 모아다가 불을 피우고 그 위에 차돌을 얹었다. “호랑이님, 떡을 먹으려면 간장이 있어야 하니까 내 얼른 마을에 가서 간장을 얻어 올게요.” “내가 몹시 배가 고프니 빨리 갔다 와야 한다.” “예, 여부가 있겠어요.”
호랑이의 말이 떨어지자 토끼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을 쳤다. 호랑이는 토끼에게 속은 줄도 모르고 이제나 저제나 하고 토끼를 기다렸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토끼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놈이 어딜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는단 말인가? 간장이고 뭐고 우선 먹고나 보자.’ 이렇게 생각한 호랑이는 불에 달구어진 차돌을 삼켜 버렸다. “앗! 뜨거.” 호랑이는 뜨거워서 쩔쩔 맸다. ‘앙큼한 녀석에게 내가 속았구나!’
그제서야 토끼에게 속은 사실을 깨달은 호랑이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이놈 어디 두고 보자. 또 만나면 당장에 삼켜 버리고 말테다.’ 호랑이는 잔뜩 별렀다. 며칠 후 호랑이는 대나무밭 근처에서 또 토끼를 만났다. “이놈! 잘 만났다. 네놈이 먼저는 날 속이고 도망을 쳤다만 이번에는 어림도 없다.” 호랑이는 입을 딱 벌리고 당장에 토끼를 삼켜 버리려고 하였다.
토끼는 동그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면서, “호랑이님 잠깐만 참으셔요. 그렇게 너무 화 낼 것도 없잖아요. 그 대신 오늘은 제가 아주 맛있는 것을 드리겠어요.” 하고 살살 달랬다. “뭔데?” 호랑이는 화가 한풀 누그러졌다. “저, 호랑이님, 눈을 딱 감고 입을 크게 벌리고 앉아 계셔요. 그러면 제가 참새 떼를 몰아서 호랑이님 입으로 들어가게 할 테니까요.” “정말이냐?” 호랑이는 다짐을 받고 나서 눈을 감은 채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토끼는 곧 대나무밭에 불을 질렀다. 그러자 참새 떼가 날아오는 소리가 났으나 참새는 도무지 입에 들어오지 않았다. 호랑이는 별안간에 엉덩이 부근이 뜨거워 오므로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토끼는 간 곳이 없고 대나무밭은 온통 불바다였다. ‘이크! 큰일 났구나. 어서 달아나자.’ 호랑이는 가까스로 불길을 벗어났다. ‘엉큼한 토끼 놈에게 또 속았구나. 다음에는 정말 가만 놔두지 않겠다.’ 화가 날 대로 난 호랑이는 치를 떨었다.
몹시 추운 겨울 어느 날 토끼는 또 호랑이에게 들키고 말았다. “호랑이님, 그간 안녕하세요?” “요 앙큼한 놈, 잘 만났다. 이번에는 절대로 안 속는다.” 호랑이는 화를 버럭 냈다. 그러나 토끼는 또 감언이설로 호랑이를 꾀었다. “호랑이님, 이번에는 물고기를 잡아드릴게요.” “또 속을 줄 알고?” “아니에요, 호랑이님 꼬리로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어요.” “뭐! 꼬리로 고기를 잡는다고?” “네, 꼬리를 물속에 담그고 가만히 있으면 내가 저 위에서 고기를 몰아올 테니까 내가 신호를 할 때까지 움직이면 안 돼요. 그러는 동안에 꼬리에 고기가 가득히 붙을 거예요.”
호랑이는 토끼가 하라는 대로 했다. 호랑이가 몰속에다 꼬리를 담그자 토끼는 멀리 도망을 치고 말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토끼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날은 저물고 날씨는 더욱 더 추워졌다. 호랑이는 몸을 조금 움직여 보았으나 어쩐지 몸이 무거운 것 같았다. 꼬리가 얼어붙은 줄 모르는 호랑이는 그것이 고기가 많이 붙어서 무거운 줄로 알고 좋아했다.
호랑이는 고기가 더욱 많이 달라붙도록 더 참고 견디었다. ‘이제는 잡아 당겨야겠다.’ 호랑이는 온 힘을 다해 얼어붙은 채 꼼짝도 않는 꼬리를 잡아당겼다. ‘이크! 이번에도 고 앙큼한 토끼 놈에게 또 속았구나!’ 호랑이는 그제야 또 다시 속은 줄을 알았으나 토끼는 이미 아주 먼 곳으로 도망쳤기 때문에 소사 고을에서는 다시 만날 수가 없었다.
[모티프 분석]
「호랑이 설화」의 주요 모티프는 ‘차돌로 구운 떡’, ‘참새 떼 소리가 나는 불타는 대나무’, ‘얼어붙은 호랑이 꼬리’ 등이다. 짐짓 센 척하며 위세를 떨치는 위선자로 비유되는 호랑이를, 약자인 백성으로 비유되는 토끼의 기지로 통쾌하게 골려줌으로써 억눌려 살 수밖에 없는 민중에게 기쁨을 제공하고 있다. ‘호랑이 골탕먹인 토끼’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동물 민담 가운데 바보동물 유형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