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5018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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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正月大元 |
이칭/별칭 | 상원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북도 청도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석대권 |
[정의]
경상북도 청도 지역에서 음력 1월 15일에 지내는 명절.
[개설]
정월 대보름 은 새해 첫 번째로 맞이하는 큰 보름달이라는 뜻으로,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상원이란 백중날이자 음력 7월 15일인 중원(中元)과 음력 10월 15일인 하원(下元)에 대칭이 되는 말로서 도교적인 명칭이다. 농경 사회에서 정월 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으로, 새해 첫 보름달을 이루는 정월 대보름은 명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의례와 행사, 그리고 놀이가 전해지는 날이기도 하다. 특히 풍요를 기원하는 대규모의 집단적인 행사가 이날 집중되어 있다. 많은 세시 풍속이 중단되었지만 청도 지역에서는 정월 대보름과 관련된 민속이 여전히 전승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달을 표준으로 하는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은 중국에서도 고대 이래로 중요한 명절이었으나 한식·단오·중구[중양절]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았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의 가위[嘉俳] 기록 이래로 보름달의 비중이 컸던 것으로 짐작한다.
정월은 한 해를 시작하는 달로서 연중에 치르는 세시 풍속 중에서 절반에 이르는 풍속이 집중되어 있다. 특히 정월 대보름은 명절 중 가장 많은 의례가 시행된다. 이는 설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는 관념과, 새해 첫 보름달인 정월 대보름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는 관념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동국세시기』에도 “이날 집 안 어디에나 등잔불을 켜 놓고 밤을 새우는데 마치 섣달그믐날 밤 수세(守歲)하는 예와 같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농경을 위해서는 태양력과 관계가 깊은 24절기를 쓰기도 하였지만, 일반적으로 세시 풍속에서는 달의 비중이 결정적이었고 정월 대보름은 그 대표적인 날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정월 대보름은 달과 관련된 풍년·건강·액막이 등의 의례 행사를 발전시켜 왔다.
[절차]
청도 지역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명절 음식으로서 오곡밥, 묵은 나물, 복쌈, 부럼, 귀밝이술 등을 먹었다. 풍각면 송서 1리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오곡밥을 먹는데 찹쌀, 서숙[조], 콩, 기장, 팥, 멥쌀, 밤, 대추 등 여러 가지 곡물을 넣는다. 정월 대보름날 오곡밥을 지으면 먹기 전에 성주신에게 먼저 올린다. 오곡밥을 먹을 때는 반드시 고사리, 아주까리 잎[피마자 잎], 도라지, 취나물 등의 묵은 나물을 먹어야 한다. 오곡밥을 먹을 때는 맨 먼저 피마자 잎으로 쌈을 싸서 먹는데 피마자 잎이 액막이 잎이고, 이것으로 쌈을 싸서 먹으면 산에서 꿩알을 주울 수 있다고 여겼다. 아이들은 조리나 체를 가지고 밥을 얻으러 다니는데 보름밥은 농사밥이기 때문에 많이 얻어먹을수록 좋다고 여겼다.
기풍·기복 행사는 용왕 먹이기, 아홉 번 행동하기, 복조리에 밥 얻으러 다니기, 새 쫓기, 소에게 목도리 해 주기, 농기구 만들기 등을 행한다. 화양읍 송금리 송정 마을에서는 정월 열나흗날 밤에 아이들이 그해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수깨비[수수깡]로 농기구인 써레·훌칭이[땅 갈 때 쓰는 극젱이]·지게·보리홀태[보리 훑을 때 쓰는 보리훑이] 등을 만드는데, 이것을 거름 위에 꽂아 두고 돌아온다. 그리고 이튿날인 정월 대보름에 태워서 없앤다.
또한, 이날 행하는 농점(農占)으로는 달집태우기, 소밥주기, 콩불이 풍흉 점치기 등이 있다. 풍각면 송서 1리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솥뚜껑을 뒤집어서 거기에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올려 소에게 가져간다. 소가 밥을 먼저 먹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농점을 쳤다. 풍각면 송서 1리에서는 대나무의 뿌리 부분을 갈라서 콩 열두 개를 집어넣고 실로 동여맨 후 물에 담가 놓았다가 이튿날 콩의 부기로 그해 풍흉을 점치는 콩불이 풍흉 점치기를 했다. 콩이 많이 불으면 비가 많이 온다고 점쳤는데 유월에 비가 많이 와야 하기 때문에 그달에 해당하는 콩이 많이 불어 있으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여겼다. 그 밖에 개보름쇠기·모깃불 피우기·뱀 치기·노래기 없애기·엄나무 걸기 등의 액막이 및 구충(驅蟲) 행사도 행하여진다.
저녁이 되면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밖으로 나와서 달맞이를 한다. 청도 지역은 특히 달집태우기 놀이가 성행하였는데 지금도 잘 전승되고 있다. 정월 대보름 저녁에 보름달이 뜰 즈음이면 마을 뒷동산이나 마을 앞 들판에 잎이 푸른 소나무를 베어다가 달집을 짓고 달집에 달이 떠서 막 보일락 말락 할 때에 불을 붙인다. 이때 마을 사람들은 풍물을 울리며 즐겁게 춤추며 한바탕 논다. 달의 크기와 색에 따라 풍흉을 점치기도 한다. 아이들은 쥐불놀이를 하였고, 여자들은 달넘기를 하였으며 풍각면 송서 1리, 매전면 동산 2리, 화양읍 등에서는 줄다리기를 하였다.
한편 각북면 오산리, 풍각면 금곡리, 풍각면 송서 1리, 화양읍 송금리 송정 마을 등에서는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 공동 제의인 동제를 지냈다.
[현황]
대보름 은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맞이하는 명절이다. 따라서 각종 풍습에는 한 해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현대에는 정월 대보름의 의미와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월 대보름이 가진 민속 문화적 가치에 주목하여 청도군에서는 지역 축제로 정월 대보름 달맞이 행사를 시행해 나가고 있다. 낮 행사로는 액을 보내고 복을 맞이하는 송액영복(送厄迎福)과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 연날리기 대회를 비롯하여 제기차기, 투호, 널뛰기, 윷놀이, 세시 음식 나누어 먹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저녁에 달이 솟아오를 때면 청도천 둔치에 전국 최대 규모의 웅장한 달집이 만들어져 해마다 달집태우기를 시행한다. 달집의 규모는 높이 20m, 폭 15m로, 트럭 55대 분량의 솔가지와 볏짚 200단, 새끼 30타래, 나무 기둥 60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