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구미 지역에서 지형이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시켜 묘지나 택지를 구하는 이론 혹은 민속신앙.

[개설]

풍수지리는 토지가 만물을 생육하는 생명력, 또는 생활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기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생기론은 음양오행설에서 출발한다. 음양오행설에서는 만물이 원기 즉, 생기의 활동으로 생성된다고 한다. 다른 만물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음양오행의 원기인 생기에 따라 태어나고 삶을 누린다는 것이 풍수지리의 본질이다. 풍수지리에서는 생기는 바람과 구름, 비로 나타나지만 그 주류는 지중에 흘러들어 흐르므로, 생기 충만한 지맥을 찾아 생기를 감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풍수지리의 간룡법과 장풍법, 득수법, 정혈법, 좌향론, 형국론은 생기가 충만한 곳을 찾는 방법이다. 풍수지리에는 묘를 고르는 음택풍수와 삶터를 찾는 양택풍수가 있다. 민간에서는 비록 좋은 터가 아니지만 비보와 압승이라는 인위적인 방법으로 좋은 터를 만드는 방법도 널리 전승되고 있다. 풍수지리는 자연지리를 설명해 주는 문화적 장치로, 향토 지리를 형이상학적으로 이해하는 좋은 자료이다.

[내용]

구미에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풍수지리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전승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선산읍 터에 대한 풍수지리설과 박정희 대통령의 선조 묘와 생가에 대한 풍수지리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의 선산읍은 구미가 시로 승격되기 전까지는 구미의 정치, 행정, 문화의 중심지였다. 조선시대의 읍치로서 관아와 읍성을 가지고 있었다. ‘조선 인재의 반은 영남에서 나고 영남 인재의 반은 선산에서 난다’는 말은 선산읍을 둘러싸고 있는 비봉산의 정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비봉산은 봉황이 풍수지리적으로 봉황이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로 날려는 형국으로, 동쪽의 교리 뒷산과 서쪽의 노상리 뒷산이 봉황의 양 날개이며, 옛 군청 뒷산 봉우리가 몸통과 목이다. 봉황이 날개를 편 채 입으로 군청을 물고 있는 형국을 하고 있다. 봉황이 날아가면 좋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처방, 즉 형국비보를 하였다.

우선 봉황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지명을 붙여 놓았다. 고아읍에 있는 황당산에 그물을 쳐 봉황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산 아래의 마을 이름을 ‘망장’이라고 하였고, 산 이름을 ‘황산’이라 하여 수컷인 봉에게 암컷인 황을 짝지어 주었다. 봉황이 대나무 열매를 먹고 날아가지 못하도록 선산읍 사방에 ‘죽장’이라는 마을 이름을 붙여 놓았다. 이밖에도 봉황을 즐겁게 해 준다는 뜻으로 만화백조의 ‘화조’, 봉황을 진심으로 맞이한다는 뜻으로 ‘영봉’, 봉황이 날아 들어오라는 뜻으로 ‘무래’라는 마을 이름을 붙여 놓았다.

뿐만 아니라 비봉형국을 보완하기위해 선산 앞들에 봉황의 알을 상징하는 다섯 개의 조산을 만들었다. 봉황은 본래 다섯 개의 알을 낳으므로, 이 알을 품고 영원히 선산 땅에 깃들라는 의미이다. 다섯 개의 알 중에서 4개는 경지 정리로 없어지고 하나만 남아 있다. 봉황의 알에는 하늘에서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고 무지개가 깔리면서 아기 천사들이 내려다 놓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의 장수 이여송이 선산에서 인물이 배출되지 못하도록 비봉산에 쇠못을 박아 맥을 끊었다는 기록도 보인다.

박정희의 생가 터가 ‘오수작탈형’, 즉 까마귀가 까치집을 빼앗아 앉아 있는 형국이라는 풍수 이야기도 전해진다. 까마귀는 원래 집을 짓지 않고 까치가 집을 지어 놓으면 빼앗아 산다고 한다. 박정희가 5·16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까마귀가 까치집을 빼앗듯이 결국 남이 이루어 놓은 정권을 빼앗은 것이며, 이는 박정희의 생가 터가 오수작탈형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최근의 설화에 의하면 구미시 오태동 장씨 마을이 부자 마을이긴 하지만 인물이 나지 않아 유명한 풍수에게 물었더니, 소쿠리같이 생긴 박정희 생가를 구입하면 인물이 난다고 하였다.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에 한 아이가 들어 왔는데, 그 아이를 본 풍수가 이 터에서는 이미 인물이 났으니 헛일이라고 하였다. 그 아이가 바로 박정희라고 전한다.

박정희가 집권한 후에는 박정희 조부모의 묘가 명당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 말하자면 박정희 조부모의 묘가 ‘군주지(君主地)’로 알려진 ‘금오탁시형(金烏啄尸形)’이라는 것이다. 산세가 금오산의 용맥이 꿈틀거리며 흘러와 백호의 형상으로 앞을 감싸고 멀리 구미 시가지를 가로질러 바라보이는 안산은 전형적인 ‘일자문성(一字文星)’으로 이런 안산을 두고 있으면 “나무꾼도 벼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라에 귀하게 쓰일 인재를 배출하는 형세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