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 전승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901268
한자 口碑傳承
영어공식명칭 Word of Mouth Transmissio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기도 남양주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빛나라

[정의]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말과 기억에 의존하여 전승되는 민간 예술의 총체.

[개설]

구비 전승(口碑傳承)이란 기록문학이 생기기 이전부터 민간에서 말로 전승되는 언어예술을 일컫는다. 개인이 창작한 문자화된 문학과 구별되며,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에 의해 말로 전승된 설화, 민요, 무가,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구비라는 용어는 비석에 새겨 놓은 것처럼 오래도록 변하지 않고 전해지는 말을 뜻한다. 말이 문학성을 띠려면 일정한 구조를 갖춘 문장 이상의 의미 단위여야 하고, 또한 의미를 구현하는 방식에서 아름다움이 있어야 한다. 구비 전승은 말과 기억에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구연(口演) 현장에서만 그 실체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지만, 구연 그대로의 언어를 문자로 옮긴 자료도 시간 제약에 따른 유동성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구비 전승의 작품으로 인정하여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구비 전승의 언어를 한문으로 번역한 자료는 본래의 구비성이 대체로 유지되고 역자의 창작이 적은 경우에는 구비문학으로 인정한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경우, 구비 전승 중에서도 설화와 민요가 다른 구비 전승물과 비교하면 지역적 특색을 비교적 강하게 띤다. 설화와 민요는 민중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구전되면서 지역의 자연환경과 지리적 특징, 생활 방식, 풍속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남양주시의 설화]

남양주 지역에는 여러 설화가 전승되고 있는데, 전설과 민담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신화라고 볼 만한 것은 아직 없다. 남양주시는 수도와 근접한 지리적 위치 덕분에 조선 시대 왕릉이나 역사적 인물의 묘가 특히 많아, 그러한 인물에 관한 설화가 함께 전승된다. 또한 남양주시의 설화에는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지혜와 지략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을 유쾌하게 해결해 가는 민중적 인재도 다수 발견된다. 이 밖에도 이물(異物) 이야기나 일상 인물들의 경험담적인 이야기 등을 통해 남양주시의 옛사람들이 오랫동안 향유해 온 설화적 바탕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지명의 유래를 밝히고 있는 지명 유래담이 있다. 남이바위와 관련한 유래담인 「남이바위 유래」, 축령산 또는 오득산이라고 불리는 산명에 관한 유래담인 「오득산 지명유래」, 남양주시에서 한강으로 흐르는 협곡인 도미협의 지명과 관련한 유래를 밝히고 있는 「도미협의 지명유래」 등이 전한다.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인물 전설로는 남이 장군과 태조 이성계가 각각 주인공이 되는 「남이바위 유래」, 「오득산 지명유래」와 함께 생애 마지막까지 우정을 나누었던 이항복이덕형의 이야기인 「오성과 한음의 우정」이 있다. 민담으로는 소화(笑話)와 우행담(偶幸譚)이 다수 전승되고 있는데, 이야기의 대부분이 남양주시 고유의 민담이라기보다는 전국 각지에서 채록되는 설화의 변형에 해당한다.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소화로는 「호랑이 뱃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사람」 등이 전승되고 있고, 남을 속이는 사기담으로는 「친정 묘자리를 빼앗아 시아버지 묘자리를 쓴 딸」, 「막대기로 호랑이굴 쑤신 사람」, 「장구혈 묘터」 등이 전승된다. 우연하게 부자가 되거나 치병하게 된다는 우행담에는 「막내딸과 숯구이 총각」, 「제 복에 산다」, 「방아공이 발복」, 「돌무더기 위의 생금덩이」, 「약이 된 코딱지」 등이 전승되고, 어린아이가 등장하여 어른들도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척척 풀어 내는 아이의 지혜담으로 「나무토막의 상하 구별」, 「천자를 이긴 아이」 등이 있다. 그 밖에 특별한 능력 또는 재치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로 사위 삼기」, 「선동이 구별」 등이 있고, 효행담인 「홍시를 구한 효자」, 이물교혼담인 「사람이 되려던 지네」 등도 전승된다.

[남양주시의 민요]

민요의 경우는 설화와 달리, 전승 한계를 명확히 보여 준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것은 민요의 기능이 활용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즉 과거의 행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생업적 바탕에서만 전승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과거 남양주시의 주업은 농업이었으나 농업 방식의 변화에 따라 과거와 같은 집단 노동이 필요하지 않게 된 현재의 상황에서는 민요가 구연될 만한 기반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정은 농촌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남양주시의 경우 서울의 배후권이기 때문에 농촌이 주거 지역으로 급격히 변화되어 과거와 같은 노동요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여전히 「방아타령」·「양산도」·「지경소리」 등의 농업 관련 노동요와 「달구질소리」·「회다지」 등의 집단성을 띤 의식요, 그리고 「창부타령」·「청춘가」 등의 유희요 등이 전승되고 있는 점은 매우 유의미하다. 생업의 변화로 구비 전승의 전통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임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이들 민요가 현재까지 살아남아 전승될 만한 기반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의 구비 전승 현황]

남양주시에서는 과거에 비해 설화와 민요가 활발하게 전승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남양주시뿐만 아니라 생업 기반의 변화와 함께 구비 전승의 대상에 대한 활용도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진 현대사회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남양주시의 경우 수도권이라고 하는 지역적 특징 때문에 외지 사람들이 대량으로 유입됨으로써 남양주시 구비 전승을 현재까지 이어 오는 토박이가 줄어들고 설화와 민요의 전승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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