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0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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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風水地理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집필자 | 조현미 |
[정의]
경상북도 영천시 지역의 땅에 관한 이치를 음양오행설에 기초하여 설명하는 이론.
[개설]
풍수지리(風水地理)는 자연 환경의 질서와 이치를 생명의 원리로 사유하고 사람과의 조화로운 관계 맺기를 추구하는 전통적 지혜이다. 풍수는 전근대 시대에 한국의 취락 입지와 문화 경관을 형성하였던 중요한 지리적 요인 중의 하나로서, 지명·설화·조경·건축·문화경관·취락입지·민속·신앙, 그리고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 및 태도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지역 문화에 투영되어 있다.
영천시에서도 수많은 취락·사찰·토착 신앙 장소 등의 가시적인 문화 경관과 지명, 설화 등에 풍수의 영향이 깊숙하고도 다채롭게 투영되어 있다. 풍수 사상이 오랫동안 주민들의 환경 인식 및 장소 인식의 공간 논리로서 영향을 미치면서, 고을과 마을 등의 전통 취락에서는 풍수의 영향을 받아 입지 및 배치가 풍수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환경에 대한 풍수적 환경 인식 및 문화 생태적인 태도가 생겨났다. 풍수에 영향을 받아 마을 지명과 설화도 새로 생겨나거나 기존의 지명이 풍수적으로 재해석되기도 하였다.
영천시의 풍수를 살피는 일은 영천 지역에 뿌리내리면서 삶을 이루었던 주민들의 지리적 생활과 태도를 이해하는 일이며, 지역 주민들이 해당 지역의 구체적 환경에 어떻게 이상적으로 적응하고 최적의 입지 조건을 구비하고자 노력하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영천의 배산임수 지형]
우리나라의 촌락 형성의 가장 기본적인 입지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이다. 영천시의 마을 형성도 배산임수형의 입지를 선택한 곳이 많으나 그 중에서 예를 들면, 신녕면 매양리는 팔공산(八公山)에서 동으로 뻗은 하나의 지맥이 점점 낮아져서 구릉 야산을 형성하고 다시 평지가 되었으며, 북쪽은 화산의 연봉들이 점차 낮아져 혈암산을 만들어 진산(鎭山)이 되고 동으로는 야산(野山)이 전개되어 있다. 갑령에서 발한 신녕천이 마을의 동쪽으로 흐르며 넓은 들을 이루고 있다.
또한 금호읍과 금호평야의 경우, 유봉산(遊鳳山)의 지맥 하나가 남으로 뻗어 오면서 구릉지를 형성하고, 동으로는 구릉지를 넘어 금호강(琴湖江)이 굽어보이며, 서쪽은 신천리와 관정리가 있고, 그 너머에는 넓은 금호평야가 전개된다.
[영천의 풍수 형국]
영천의 풍수를 통해서 주민들의 자연과 환경에 대한 독특한 의식과 태도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주민들의 풍수 문화 중에서도 땅의 생김새에 빗대어 풍수를 설명하는 형국론(形局論)은 영천의 취락 입지 및 주민들의 자연 환경 인식에 널리 적용되었다.
풍수적으로 좋은 형국명은 대체로 부귀와 풍요와 장수를 상징하는 것들이었으니, 좋은 마을의 터전에서 보다 나은 삶을 누리려는 소망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풍수 형국 중의 하나인 복치형(伏稚形)은 뒤쪽 주산에 해당하는 산은 독수리가 치솟아 날아오르는 형국이고, 앞쪽은 매의 형상의 봉우리, 그리고 왼쪽에는 누런 개 모양의 황견곡이 보이는 형국이다. 독수리·매·개 등 세 마리의 짐승이 서로 꿩을 노리면서 견제하고 있는 형세로서, 이러한 형국이 되면 꿩은 세 짐승 사이에서 오히려 아무런 두려움 없이 영구히 안락하게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울 수 있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신녕면 치산리는 마을 입구 앞산에 꿩이 엎드려 있는 모양인 복치형으로 되었기 때문에 치산이라고 이름 붙였다. 치산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본사인 은해사(銀海寺)가 있다.
[부귀와 풍요를 기원하는 영천의 지명]
예로부터 길조를 나타내는 짐승으로서 용과 봉황이 있으며, 장수를 나타내는 짐승으로서 학과 거북이 있다. 풍수적으로 좋은 형국명에도 이러한 짐승과 관련 있는 것이 많다. 영천시의 지명에서 길조를 나타내는 짐승과 관련 있는 것들을 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용과 관련 있는 지명·지역
화룡동(化龍洞)은 지세가 용이 승천하는 신기로운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며, 청통면 용천리와 용호, 부룡(夫龍)의 경우, 용천[용내]에서는 용 한 마리가 승천하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1598년(선조 31)경 최씨의 혈족 삼대가 대농으로 살았는데, 그것은 용천리의 용 가운데 지바이용의 도움을 받은 탓이었다고 하여 마을 이름을 부룡이라고 하였으며, 최씨의 혈족들이 해마다 용제(龍祭)를 올렸다고 한다.
그 이외에도 용과 관련 있는 지명을 보면, 화산면 용평리, 화북면 용소리, 화남면 용계리, 자양면 용화리·용산리, 고경면 오룡리·용전리, 북안면 용계리, 대창면 용전리·용호리가 있다.
2. 봉황과 관련 있는 지명·지역
금호읍 황정리는 마을 뒷산 이름이 유봉산(遊鳳山)인데, 유봉산 일대를 황정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이곳에는 예부터 봉황이 깃들고 있었는데, 봉(鳳)은 웅(雄)이고 황(凰)은 자(雌)이다. 봉이 소리 내어 울면 뭇짐승들이 모여들어 죽림 속에서 열매[죽실(竹實)]를 따먹으면서 태평성대를 보냈다는 전설이 있다. 이 이외에도 봉황과 관련 있는 지명을 보면, 청통면 애련리의 자연마을인 봉계리·봉동, 금호읍 봉죽리, 고경면 학리가 있다.
3. 거북과 관계 있는 지명
금호읍 구암리, 화남면 구전리·귀호리, 자양면 삼귀리가 있다.
4. 학과 관계 있는 지명
청통면 신학리가 있다.
[영천시의 풍수 설화]
풍수 설화는 일반 서민들의 풍수적 인식 및 태도를 분석하는 데 매우 유용한 소재가 된다. 서민들은 문자로 된 기록 대신에 설화를 통해 영향력 있는 풍수적 인식 및 태도를 전승시키기 때문이다. 풍수 설화는 내용별로 분류하여 아기장수형·단맥형·금기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영천시에는 단맥형(斷脈形)과 금기형(禁忌形) 설화가 많은 편이다.
금호읍 성천리에는 마을 앞에 웅덩이 못을 막고부터 벙어리가 많이 났다고 하며, 대문을 달면 도둑을 맞는다고 하여 울타리는 있으나 대문이 없는 마을이다.
한편, 오수동은 원래 역촌 마을로 발달한 역원(驛院) 터였다. 예전에는 양정(暘亭)이라 하였는데, 어린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주 죽임을 당하여 터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현재의 강가 지역으로 옮기면서 마을 이름을 양정이라고 바꾸었다.
금호읍 신대리는 마을 전체가 주수형(舟守形)이라 무거운 것을 실을 수 없으며, 우물을 파서 안 될 뿐만 아니라 지붕 위에 고추 등을 널어서도 안 된다고 전한다.
신녕면 신덕리의 가사골 북쪽에 있는 새터마을은 마을 뒷산에 범굴이 있어 밤마다 호랑이가 울어 굴 앞에 축을 쌓았는데, 굴 문을 닫으면 이 마을 사람들이 벙어리가 되고, 문을 적당히 열어 놓으면 혀 짧은 소리를 내었다고 한다.
금호읍 대미리는 호미라고 부를 때에는 동네에 힘센 사람이 많았으나 대미리로 변경되고 부터는 사람들의 체력이 약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주위의 산맥이 여자가 누워 있는 듯한데, 대미지(大美池)를 막느라고 누워 있는 왼쪽 발을 끊어 버렸으므로 항상 비만 오면 붉은 흙이 흘러내리게 되면서 마을이 점차 쇠약해졌다고 한다.
금호읍 원기리의 새남골은 임진왜란 때 중국 명나라 장군 이여송(李如松)이 이곳을 지나다가 산세를 보고 훌륭한 장군이 될 사람이 있는 것을 알고 그 사람을 끌어와 이 고개에서 죽이고 산의 혈맥을 끊어서 생비린내가 난다고 하여 새남골이라 하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