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경산 지역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의 수호신에게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

[개설]

동제는 마을 주민들의 단합과 화목을 도모하여 마을의 수호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사로 마을 단위 공동체의 결속을 상징하기도 한다. 마을의 유래와 입향조, 자연환경, 위치, 생업 등이 반영되어 전승되는 동제를 통해 마을의 역사와 사회, 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명칭 및 형태]

경산 지역의 동제는 ‘동제’라 부르는 비중이 높으며 동신제, 당제, 서낭제 등으로도 부른다. 대체로 나무나 바위 등의 자연물이나 당집 내 위패 등에 제사를 지낸다.

한편 옛 자인현 지역의 마을에서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한장군을 모시기도 하였다. 이들은 자연물이나 사당에서 한장군에 대한 제사를 지낸다. 특히 한장군을 모신 사당을 한당이이라 부르며 그 제사를 한당제사 등이라 부른다.

[신격 및 시기]

경산 지역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인신류와 동신류를 비롯하여 골맥이류를 주로 모시며, 입향조, 할배, 할매, 동신, 동장군, 당신, 당산님, 동사신, 골맥이 선왕, 천왕신, 천왕님 등 다양하다. 주로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 자시[밤 11시부터 새벽 1시]부터 새벽에 동제를 지내나, 옛 자인현 지역의 마을에서는 대체로 음력 5월 5일 단오에 지낸다.

[절차]

마을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제의에 앞서 동회의를 통해 깨끗한 사람을 제관으로 선정하거나 대내림을 통해 제관을 선정한다. 마을에 따라 선정하는 제관의 수는 다르다. 집사분정을 통해 각 초헌관·아헌관·종헌관·집사 등 여러 명을 정하거나 제관 1명을 선정하여 제관의 가족들이 전적으로 맡아 지내는 경우도 있다.

제관은 제사를 지내기 전까지 금기를 지켜야 한다. 금기는 마을마다 다른데, 주로 출산이나 초상난 집에 가지 않고 술과 담배를 금하는 등 부정한 것을 피한다. 금기를 어긴 사람이 제사를 지내면 마을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금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였다. 그러나 점차 금기를 지키기 어렵고 제관을 맡을 사람이 없게 되자 이장이 맡아 하거나 금기를 약화하고 제의를 간소화하는 등 변화하고 있다.

제관이나 관련자는 제의에 앞서 장을 본다. 장을 볼 때는 물건 값을 깎지 않고 상인이 부르는 금액대로 구입하며, 대화는 금한다. 제비는 동네 기금이나 동답에서 나오는 돈, 또는 마을 주민들에게 갹출하여 마련한다. 마을과 제의 공간을 신성시 하고 부정을 없애기 위해 황토를 뿌리거나 금줄을 치기도 한다. 이때 금줄은 왼새끼로 새끼를 꼰다. 대체로 가정집에서 지내는 기제사와 유사한 절차로 행하며, 때로는 제의에 앞서 부정풀이를 하거나 제의 후 소지를 올리기도 한다. 동제를 지낸 뒤 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혹은 제관 집에 모여 음복하고 동회를 하기도 한다.

[경산 지역의 동제 사례]

경상북도 경산시 용성면 덕천리에서는 음력 1월 15일 자시에 ‘골매기 선왕당’이라 불리는 느티나무에서 동제를 지낸다. 이장이 전적으로 맡아 지내고 제일에는 새마을지도자만이 참여하고 있어, 최근 마을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낮 시간에 동제를 지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경상북도 경산시 남천면 송백리에서는 음력 1월 15일 자시에 영동당에서 동제를 지냈다. 고려 공민왕 시기의 현리였던 전영동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며, 마을에서 가장 큰 무를 키운 집의 주인이 제관으로 선정되었다. 1990년대 초 중단되었지만 2005년경 경산시에서 제당을 복원하였다.

경상북도 경산시 자인면 원당리에서는 음력 1월 15일 0시와 음력 5월 4일 23시 30분에 한당에서 동제를 지낸다. 한당은 1663년 자인현청이 신관리에서 원당리로 옮겨지면서 한장군의 신위를 모시기 위해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1700년 자인현청이 북사리로 이건되면서 한장군 누이의 사당으로 전락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한장군과 그 누이를 함께 모시고 있다. 음력 1월 15일에 동제를 지낼 때는 금줄에 버들가지를 꽂으며, 음력 5월 4일에 지낼 때는 솔가지를 꽂는다.

경상북도 경산시 용성면 대종리에서는 음력 5월 5일 0시에 한당에서 동제를 지낸다. 과거에는 대종1리와 대종2리의 어른들이 함께 제사를 지냈으나, 그들이 사망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종1리에서만 지내고 있다. 현재에도 제일에 앞서 신대잡이를 통해 제관을 선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