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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장마을-특성-삼별초 정권의 성격
메타데이터
항목 ID 005T03046
한자 龍藏마을-特性-三別抄政權의 性格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용장리 용장마을
집필자 변동명

[삼별초정권의 성격]

진도의 삼별초정권은, 이를 나위조차 없는 일이지만, 반몽(反蒙)을 기치로 내세웠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배중손노영희 등과 더불어 변란을 일으키고서는, 사람을 시켜 나라 안에 외치기를 몽고 군사가 크게 이르러 인민(人民)을 마구 죽여 대니, 무릇 나라에 힘이 되고자 하는 이는 모두 격구장(擊毬場)으로 모여라’라고 하였다. 잠깐 동안에 나라 사람들이 크게 모여들었는데, 혹은 달아나 사방으로 흩어져 다투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려고 하다가 물에 빠져 죽은 사람도 많았다.”(『고려사』 30 반역 4배중손전)라는 기록을 보면, 처음 거사하던 당시부터 몽고를 향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나라 사람들을 선동하고자 꾀하였던 것이다.

나아가 그와 같은 몽고에 굴복한 원종의 개경정권에 대해서도, 적대하는 감정으로 대하였을 것임은 물론이다. 개경정권은 몽고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존재로서, 단지 공격하여 전복시킬 대상에 지나지 않았던 셈이다. 삼별초정권의 특성을 반몽·반개경정부적인 데에서 찾고 대외항쟁사의 차원에서 그 존재 의의를 인정해 온 이제까지의 연구 경향은, 그러한 면에서 자못 올바른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삼별초정권에는 핵심세력인 무반(武班)과 군인(軍人) 외에도, 유망 농민이나 노비와 같은 사회적인 소외계층이 상당수 참여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대부분의 문무 관료들은 몽고에서 귀국하는 원종을 마중하기 위해 육지로 나가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강화에 남아 있는 관인들 또한 삼별초에 호응하기보다는 개경으로의 귀환을 염원하였다. 봉기 직후 강화도와 육지 사이의 교통을 끊는 한편, “무릇 양반(兩班)으로서 배에 탄 채 내리지 않는 자는 모두 죽이겠다.”(『고려사』 130반역 4배중손전)며 엄포를 놓았다던 삼별초군의 모습에서, 앞 다퉈 육지로 탈출하려던 문무 관료들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말하자면 삼별초정권은 그처럼 고려 사회를 이끌던 주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말하자면 ‘집안이 보잘것없는(家勢單微)’ 사회세력을 주축으로 해서 ‘고삐 풀린 듯 날뛰는 힘세고 제압하기 힘든 무리(群不逞强梁)’라 불리던 소외계층이 참여하여 성립시켰다고 할 수 있다.

삼별초정권의 이른바 ‘민중적(民衆的)’ 성격을 거론할 경우 근거로 제시됨 직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삼별초가 본시 무인정권을 보위하는 무력집단으로서, 농민봉기와 같은 소외세력의 저항을 억누르는 데 앞장선 세력이었던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반민중적’인 행태로 지탄받아 마땅한 가혹행위마저 서슴지 않던 삼별초군을 떠올리면, 그러한 성향의 인물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삼별초정권에 ‘민중적’이라는 성격 규정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의문이 이는 것이다.

민중의 삼별초정권 참여가 어느 정도였으며, 신분제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그들의 사회의식이 삼별초정권 내에서 어느 정도 발휘될 수 있었는지, 혹은 사회적인 모순의 집단적인 분출이라기보다는 개별적인 차원에서의 신분 상승 욕구의 발현에 그치는 것은 아니었는지, 여러 모로 거듭 되새기며 숙고할 필요가 있을 듯싶다. 신분문제에 대한 그들의 구체적인 조치 내지는 최소한 그와 같은 자각의 일면이라도 드러내는 작업이 필수적이지 않을까 여겨지는 바이다.

아울러 삼별초정권에서 중앙보다 지방 출신의 비중이 높았다는 지적 역시 유의할 만하다. 개경정부와 대비되는, 즉 고려 사회에서 주류에 끼지 못하던 부류에 의해 삼별초정권이 이끌리었음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으로서, 자못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듯 여겨지는 것이다. 다만 근거를 더욱 보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 삼별초정권을 이끈 중심인물들의 본관(本貫)이 중앙이 아닌 지방이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자료의 제시만으로는 미흡할 것으로 생각된다.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지만, 고려인들의 본관이 개경이나 그 인근 출신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지방에 위치하는 게 당연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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