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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병마을-특성-망제-장승제
메타데이터
항목 ID 005T04041
한자 郡內面 德柄마을-特性-望祭-장승제
이칭/별칭 덕저리,떡저리,덕병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덕병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옥희

[장승에게 올리는 장승제]

장승의 일차적인 기능은 잡귀의 침입을 막는 것이다. 마을 입구나 사찰 입구에 세우는 장승은 나무로 만든 목장승과 돌로 만든 석장승이 있는데, 어느 것이나 일차적인 기능은 나뿐 액이나 잡귀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지역수호신적 역할이다. 덕병마을 역시 마을 사람들은 장승이 전염병을 막아주고 나쁜 귀신이 마을에 침입하는 것을 또한 막아준다고 믿고 있다.

장승의 목에는 이미 낮에 걸어놓은 소의 턱뼈가 새로 걸렸다. 그리고 턱뼈는 왼새끼를 사용하여 장승의 목에 걸었으며, 주변에는 또 황토를 뿌렸다. 장승, 소턱뼈, 왼새끼, 황토 등 모든 것이 우리의 민간신앙에서는 귀신을 몰아내는 축귀적 기능과 나쁜 액의 침입을 막아주는 방액적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나 둘만으로 부족해서 4종류에 이르는 종교-주술적 힘(magico-religious power)을 가진 상징물들을 중층적으로 장치해놓고 있다.

거릿제를 모시고 장승거리에까지 이르는 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하다. 주인없이 떠돌아다니는 불쌍한 귀신들을 배불리 먹인 후에 창과 같은 흉기를 들고 위협하여 장승의 앞에까지 오게 된다. 귀신을 몰아 이곳까지 온 사람들은 신명을 다해 날당산굿을 치기 시작한다. 동제가 끝나는 시점이 임박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귀신들은 놀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까지 몰고온 귀신들을 위해 한바탕 놀이판을 만들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해주는 의미도 지녔다. 이렇게 한바탕 신명나게 굿판을 이루던 사람들은 이제 상쇠의 지시에 따라 굿을 마감할 준비를 한다. 마주보고 서 있는 장승의 사이에는 이미 누군가가 짚불을 피워놓았다. 상쇠의 지시에 따라 굿을 치던 사람들은 열을 지어 한 사람씩 짚불을 뛰어넘는다. 짚불을 넘은 사람들은 이내 악기소리를 더 이상 내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짚불을 뛰어넘으면 마을사람들은 일시에 “에비야!”하는 소리와 함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을쪽을 향해 달려온다. 굿을 치고 나갔던 사람들은 행여 귀신이 몸에 달라붙어 있을까 하여 짚불을 뛰어넘는다. 귀신은 불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10시경 이들이 마을로 돌아오면 모든 망제는 끝이 난다. 할머니당과 거릿제를 모시면서 제상에 올렸던 제물들은 모아두었다가 마을회관으로 옮겨온다. 마을의 노인들이나 마을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회관에 모여 있다. 제물은 곧 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이 나누어먹는다. 예전에는 마을 사람들 중에서도 혹시 탈이 날까 싶어 제상에 올렸던 제물을 잘 먹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역시 지금도 꺼리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마을회관에 모인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제상에 올렸던 제물과 따로 더 장만해두었던 음식으로 음복(飮福)을 한다. 이때 턱뼈를 쓰기 위해 삶아냈던 쇠머리의 살도 이때 나누어 먹는다. 회관에서는 수고한 제관들과 굿을 쳤던 사람들의 노고를 치하해주기도 하고,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등 이제 경건했던 망제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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