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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병마을-특성-도깨비굿
메타데이터
항목 ID 005T04045
한자 郡內面 德柄마을-特性-도깨비굿
이칭/별칭 덕저리,떡저리,덕병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덕병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옥희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전염병을 몰아내기 위한 도깨비굿]

진도의 특이한 마을민속 중의 하나는 도깨비굿이다. 덕병마을 말고도 예전에는 많은 마을들에서 도깨비굿을 했던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도깨비굿은 정기적으로 하는 경우와 비정기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정기적인 경우는 매년 정월 14일날 밤에 행해지는 것이며, 비정기적인 경우는 전염병이 돌 때 하는 것이다. 마을에 따라서는 정기적으로 하는 곳도 있지만, 덕병마을에서는 전염병이 돌 때만 도깨비굿을 하였다고 한다.

우리말에 “병이 들었다.”라는 말이 있다. 병에 걸린 것을 병이 들었다고 말하는 까닭은 예전 사람들이 병을 일으키는 요인을 생각해서 그런 말을 만들어 썼기 때문이다. 관용적인 말 속에는 집단적인 생각이 녹아 있다. 옛날 사람들은 병을 일으키는 잡귀가 몸에 들어오게 되면 병이 나는 것으로 생각을 했다. 그래서 병이 든 것은 몸에 병을 일으키는 병귀(病鬼)가 든 것으로 여겼다. 따라서 병이 들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서 지금까지도 통용되고 있다.

병뿐만 아니라 나쁜 잡귀들은 사람들에게 나쁜 일을 일으킨다고 믿었다. 따라서 마을에 혹시 잡귀가 머물러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잡귀를 마을 밖으로 방출하는 종교적 의례나 주술을 행해왔다. 앞서 살펴본 덕병리의 망제도 그러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예전 전염병이 돌면 예외없이 마을사람들은 전염병을 일으키는 잡귀들이 마을에 들어와서 사람에게 달라붙어 병에 걸리게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서는 그 사회가 알고 있는 일종의 종교주술적 방법이 동원된다. 덕병마을을 비롯한 진도지역에서는 전염병이 돌면 도깨비굿을 하여 마을 밖으로 병귀를 몰아내고자 했다. 현재는 단절되어버린 민속의 하나이다.

도깨비굿은 여자들만 참여한다. 전염병이 돌면 부녀들 사이에 의견이 인다. 도깨비굿을 하자고 결론이 나면 날을 받는다. 마을에는 이미 부녀들 사이에 날짜와 시간이 알려진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각 가정에서 부녀자들은 두드려 소리를 낼 수 있는 쇠붙이를 하나씩 손에 들고 나온다. 헌 양푼이며, 작은 솥단지도 좋고, 양철쪼가리나 연장도 괜찮다. 미리 마을에서는 몇 명이 주도를 하여 가정을 돌며 잡곡을 조금씩 걷어서 잡곡밥을 짓는다. 마을 주변 동서남북 네 곳의 땅을 파고 묻을 헌식용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가락도 선율도 없이 부녀자들은 요란하게 쇠붙이를 두들겨댄다. 얼굴에 가면을 그려 쓴 사람도 있고, 숯검정을 발라 흉한 모습으로 가장을 한 사람도 있다. 대열의 맨 앞에는 누군가가 긴 막대기에 여자의 피묻은 속곳을 걸어서 선도를 한다. 그 뒤를 마을의 많은 여자들이 따른다.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며, 마을을 멀리까지 일순을 한다. 이때 잡곡밥을 마을의 동서남북 네 곳에 묻는다. 남자들은 전혀 참여하지도 않지만, 내다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속곳에 묻은 여자의 월경을 귀신들이 싫어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쇳소리도 싫어한다고 믿었다. 때로는 이웃마을에서 몰래 디딜방아 공이를 훔쳐다가 마을 입구에 거꾸로 세워두고 그 위에 피묻은 속곳을 걸어두기도 하고, 또 들쳐메고 다니면서 도깨비굿을 치기도 한다. 각 가정에서도 남성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기제사가 있는가 하면 여성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가택신앙이 있는 것처럼, 마을신앙에서도 역시 위의 망제와 충제는 남성중심으로 진행이 되는 것에 반해서 도깨비굿은 순전히 여성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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