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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시마을-자연과 지리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005T06002
한자 臨淮面 十日市마을-自然과 地理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십일시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철웅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장시를 위해 조성된 마을
면적 267.8
인구(남) 276명
인구(여) 253명
가구수 184가구

[자연과 지리]

십일시마을은 진도군 서남부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석교리의 한 마을로, 절대적 위치는 남위 34도 24분 38초와 동경 126도 11분 29초 지점(마을회관)에 해당한다.

임회면지산면의 경계지점으로 임회면에서는 서쪽의 중앙지점이고, 동쪽의 지산면에서는 서쪽 끝 경계지점에 위치한다.

십일시마을은 진도군에서 남쪽 팽목항으로 이어지는 18국도를 따라 약 20분 정도 내려가면 국도변 삼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즉, 801번 지방도가 교차하는 결절지(結節地, nodal region)에 자리하는 마을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석교천을 따른 하천교통과 지산면임회면을 연결하는 중심지인 셈이다.

십일시마을은 말 그대로 십일장이 열리는 마을을 말한다. 현재는 4일과 10일에 장이 열리지만, 십일장이 더 크게 열린다. 행정적으로 십일시마을고방리, 구분실리, 석교리와 함께 법정리인 석교리로 불리며, 석교리에서 석교천을 중심으로 서쪽편에서 상가와 식당,주점 등 상업가옥들이 즐비한 구시가지를 형성하고 있는 전형적인 장시(場市)마을이다.

석교천은 유로연장 15.57㎞의 지방 2급하천이지만 진도에서 가장 길고, 가장 큰 유역면적(약 111.57㎢)을 가진 하천으로, 상류의 권마천과 고방천을 합쳐서 북으로 흐른다.

십일시마을에서 서쪽의 지력산 동남사면에서 발원하는 지산천을 만나고, 조금 내려가다 여귀산 북사면에서 발원하는 임회천과 조금 아래 고야천을 만나 북류한다. 진도읍 남산에서 발원하는 칠천천을 합한 염대천을 삼당산 서쪽 중간지점에서 만나서 내려가며, 남동천을 합친 진도천과는 쉬미가 바라다보이는 하구역에서 만나 진도 서쪽 바다로 빠진다.

이처럼 진도의 최대 하천인 석교천은 진도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대부분의 하천을 지류로 삼고 있어 이를 둘러싼 철마산, 수리봉, 남산, 삼막봉, 여귀산, 연대산, 희여산, 부흥산, 지력산의 산자락은 진도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유역분지가 되었다. 따라서 석교천을 따라 과거 쉬미포구가 막히기 전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감조구간이 임회면 내륙의 십일시마을까지 미쳐 많은 장삿배들이 드나들 수 있었다.

홍수 때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과 만조가 합쳐지면 해발고도 10m 내의 십일시마을은 곧잘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하천제방이 길옆 상가들의 지붕 아래까지 올라와 있다. 지금은 하구의 제방공사로 바닷물 출입이 막혀 예전처럼 뱃길이 이어지지 않고, 대신 육상교통로를 따라 물건이 오가는 등 교통의 변화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십일시교의 상가를 중심으로 하는 구시가지와, 다리 건너 새로 확장된 국도변을 매립한 곳에 우체국과 농협 등 신축건물이 들어서면서 시가지 경관이 구분되어 가고 있다.

지산면과의 경계가 되는 부용산[221m]의 이름은 이곳 진도뿐 아니라 전국에 많이 분포해 있는 산이름이다. 멀리 강원도 춘천뿐만 아니라 경기도 의정부, 충청북도 음성에도 있고, 가까이에는 장흥군의 용산면에도 있는데, 부처의 얼굴을 닮았다는 불용에서 부용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십일시마을은 이 부용산 동쪽의 급한 산자락과 석교천의 서쪽 안뜰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터가 넓지 못하다. 그래서 길옆 장터는 현재 조금 아래쪽으로 옮겨 석교천 범람원 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이렇듯 십일시마을은 서쪽의 부용산과 동쪽의 여귀산 산자락 사이를 파고든 석교천이 만든 좁은 곡저에 자리하면서 육상교통과 하천교통의 이점은 물론이고, 진도와의 거리 등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의 장점을 살려서 일찍 장시가 발달한 것이다.

이 마을에 터를 이룬 사람은 밀양손씨 손화삼으로, 1890년경 임회면 연동리에서 거주하다 이곳에 터를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십일시마을은 1943년 석교리에서 떨어져 나왔는데, 이것으로 미루어 장시 기능은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십일시장은 처음에는 10일 간격으로 열렸으나 현재는 4일과 10일에 장이 선다. 진도읍과의 교통이 가까워지면서 진도읍에 있는 상설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장의 규모가 전체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임회면지산면 사람들이 이용하는 큰 장으로 진도에선 두 번째 큰 장으로 꼽힌다.

현재 장터는 마을 안쪽으로 옮겨가서 큰 도로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장터는 남북방향으로 긴 직사각형의 방형이고, 장터 남쪽변에 슬레이트 지붕에 쇠파이브 기둥이 주재료가 된 측면 2칸, 정면 4칸의 장옥 4채가 일렬로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그리고 주변을 마치 성곽처럼 상가형 가옥들이 일렬로 감싸고 있는 촌락경관을 보이고 있다.

흔히 일반 농어촌의 마을들이 형태 없이 모여 이루는 괴촌(塊村)인 데 반해 이곳 장터만은 장터와 장옥을 둘러싼 방형촌락으로, 이는 십일시마을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형촌락에는 주변 농경지에서 생산된 쌀을 도정하던 정미소가 있었지만 10여 년 전에 폐쇄되어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십일시마을의 가옥구조는 일자형으로 주로 남향인데, 다른 농촌지역의 가옥처럼 안채와 바깥채로 나누는 대신, 상업적 기능을 추가하여 장터와 길을 바라보는 쪽으로 점포 공간을 마련한 것을 볼 수 있다.

아직도 구도로의 주변 상가 등은 장터 기능을 갖고 있으며 옛 상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특히 내륙의 다른 면(面)보다 유난히 여관과 유흥주점이 눈에 띈다. 이는 장시마을이란 특징보다는, 진도 끝 조도면의 선착장인 팽목항과 어항기능을 가진 서망항 등이 5~6분 거리에 있어 이를 수용하는 기능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청정해역이면서 때묻지 않는 관매도해수욕장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날씨 탓에 하루 한 번밖에 들어가지 않는 정기선을 놓칠 경우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설이 조금 나은 진도읍으로 가는 손님도 많지만, 조도섬 주민과 서망항의 고깃배 사람들의 잠자리로도 부족함이 없다.

최근 들어 십일시마을에서는 전통 시골장의 특성을 살리면서 활성화하기 위해 진도읍장과 함께 특산품, 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시골장터 굿을 열고 있다.

교통이 발달하면 지역 여건은 좋아지지만 상대적으로 지역의 특성과 고유성은 퇴색하거나 큰 도시에 흡수되는 역기능도 함께 나타난다. 문화를 지키고, 지역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과 의지가 없으면 진도 전체가 한낱 역사나 이야기 속에서만 남아 있는 종이 민속과 문화가 될지 모른다.

십일시마을의 188가구 중 농가가 많기는 하지만 아직도 1/3 정도인 64가구가 상업 등에 종사하는 비농가로, 석교리에서도 가장 높은 비농가율을 가지고 있다. 인구도 석교리에서 가장 많은 529명으로, 다른 곳에 비해 남자가 여자보다 많은 드문 인구 특성을 갖고 있다. 주 소득원은 상업과 대파, 쌀농사, 약용작물(울금농장) 등이다.

십일시마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석교천, 고방천 등의 많은 지류 위에 놓인 석교다리, 십일시교, 임회다리 등 많은 다리들이다. 임회면지산면을 연결하는 801호 지방도로에 있는 십일시교(十日市橋)는 1946년에 개축되었다가 1994년 길이 30m, 폭 10.5m의 2차선 교량으로 증축되었다. 십일시교는 특히 차량통행이 많은 곳으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구분하는 다리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십일시교 북쪽으로 장터와 연결하는, 보행자전용의 목조 무지개다리(홍교)가 생겨나서 운치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의 십일시마을은, 그 지명대로 진도의 전통 장시기능을 잘 간직한 마을로서 보전되어야 할 중요한 진도의 마을이고, 우리의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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