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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시마을-특성-장시의 특성
메타데이터
항목 ID 005T06042
한자 臨淮面 十日市마을-特性-場市의 特性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십일시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전경숙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장시를 위해 조성된 마을
면적 267.8
인구(남) 276명
인구(여) 253명
가구수 184가구

[장시의 특성(장시를 위해 새로 조성된 마을)]

1) 개관

시장은 물자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영역(market), 또는 그러한 상호작용이 행해지는 장소(marketplace)를 말한다. 구체적인 장소를 지칭하는 공간적인 측면에서의 시장은 저자, 장시, 장문, 장터, 장, 시라고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정기시장을 장시라고 지칭한 경우가 많았으며, 지방에 있는 시장은 향시라고 하였다.

장시란 시장 중에서 일주일이나 순(旬, 열흘)같이 비교적 짧은 주기를 가지고 주기마다 특정한 장소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사고파는 행위, 또는 그 장소를 말한다. 한국의 장시는 5일마다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0일에 한 번, 또는 네 번까지 열리는 경우도 있다. 유럽의 장시로는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주시(週市)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에는 도시의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새로운 유형의 장시가 등장하고 있다.

세계 주요 문명권의 대부분에는 장시가 존재하거나 또는 과거에 존재했는데, 시기별 또는 지역별로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일정한 장소에서 정해진 날에 열린다. 둘째, 인근지역의 주민은 물론 상인이나 생산자가 모여서 먼 곳에서 유입되거나 인근지역에서 생산된 물건을 거래한다. 셋째, 물자의 거래뿐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활동도 함께 이루어지는 종합 기능의 산실이다.

그러므로 장시란 일정한 장소에서 특정의 날인 장날에 한해서 기능하는 정기적인 종합기능의 중심지라 정의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농촌주민에게 장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경제,사회,문화 기능의 결절이며, 선진국의 경우도 과거 어느 시기에는 그와 같은 종합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장시는 우리 삶의 과거이며 현재인 동시에, 미래의 지역발전을 위한 좌표이기도 하다.

장시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은 경제사, 문화인류학, 인문지리학 등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경제사가들은 장시를 상품경제가 변화되는 단계 중 하나의 지표라는 입장에서, 문화인류학자들은 이질적인 사회,문화집단이 접촉하는 장으로서, 그리고 인문지리학자들은 정기적인 중심지로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계 각처에서의 특징적인 사례 연구 및 이론적인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지역주민의 경제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편의시설로서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을 강조한 지역 마케팅 측면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 장시의 기원

장시는 세계 각지의 사례 연구 결과, 주요 문명권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기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표적인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국지적인 거래의 중심지로서 발생했다는 설이다. 농촌사회 내부에서 잉여생산물이 생기면 그 지역 내에서 분업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정기적인 교환의 장인 장시가 등장하게 된다. 이는 상업적인 기능이 확대되면서 원거리 교역으로 발전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도시적 중심지로 발달하게 된다는 견해이다. 다른 하나는 장거리 교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이다. 서로 다른 지역들 간의 생산물을 정기적인 교역을 통해 상호보완할 목적으로 장시가 성립되었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관에서 설치한 도성 안의 시장이 신라와 백제 시대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나, 지방의 장시인 향시에 대한 기원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고려시대에는 지방행정기관의 소재지인 성읍에서는 장시가 열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적으로 각 지방에서 장시가 열렸다는 기록이 많은 사료에서 발견되고 있다. 향시에 대한 첫 기록은, 성종 원년(1470년)에 심한 흉년이 들자 전라도 농민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들고 나와 장을 열었다는 것이다.

15세기 말부터 등장한 호남과 영남 중심의 삼남지방 향시는 조선 후기의 대동법 실시, 수공업 발달, 농업기술의 발달로 상업이 번창하면서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열린다. 일제강점기에도 장시는 농촌지역 경제활동의 주체였으며, 광복 이후에도 계속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에는 소득 증대, 교통의 발달, 새로운 상업시설의 등장과 함께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에는 장시를 전근대적 상업시설로만 간주하고 새로운 상업시설로의 대체를 장려하였으나, 최근에는 장시의 경제적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활성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3) 장시의 시,공간적 분포

장시의 가장 큰 특징은 일정한 주기를 따르는 장날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계절마다, 또는 대목마다 열리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장시란 일주일(7일)이나 열흘같이 짧은 주기를 가지고 열리는 시장을 의미한다.

7일을 주기로 하는 경우는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의 영향을 받는 유럽과 중동, 인도 등에서 나타난다. 이에 반해 중국,한국,일본의 장시는 한 달을 10일씩 구분하는 순(旬)을 주기로 하여 10일에 최소 한 번, 최대 여덟 번까지 열린다.

고대 잉카에서도 10일에 한 번 시장이 열렸다는 보고가 있으며, 중국에서는 12간지에 기반을 둔 장시가 화중, 화남 일대에 분포했었다는 사례도 있다. 이와 같이 세계 각지의 장시는 방식은 달라도 정해진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 장시의 장날은 일요시장같이 쉬는 날을 이용하기 위해 같은 날을 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공간적으로 가까운 장시들과 경쟁을 피하기 위해 날짜가 중복되지 않도록 장날을 결정한다.

이와 같은 장날의 배열은 장시 이용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요하다. 첫째, 농민들은 일정한 주기 중에서 특정 시장의 장날 뿐 아니라, 다른 날에는 다른 장시도 이용할 수 있다. 둘째, 전업 상인이나 생산자의 경우는 하나의 장시에서 생계를 유지할 만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장날이 다른 여러 개의 장시를 순회한다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상인들이 다른 장날의 장시 몇 개를 순회함으로써 연결되는 일련의 장시들을, 호더(Hodder)는 장시의 연결고리(ring)라고 부른다.

4) 장시의 기능

장시는 지역의 경제,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지역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시를 이용하는 판매자와 구매자는 영세하다. 둘째, 판매자와 구매자에 대한 제한이 없이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 셋째, 가격형성은 외부의 압력 없이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직접 결정된다. 넷째, 몇 개의 장시는 하나의 그룹을 형성한다. 다섯째, 상설이 아닌 정기성은 참가자들의 겸업을 가능하게 한다. 여섯째, 장시가 입지하는 지역은 중심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특성을 지니는 장시의 기능은 크게 경제적 기능과 사회,문화적 기능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장시는 기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자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주로 지역주민에 대한 생활필수품이나 서비스 공급원으로서 기능한다. 그러나 사회,경제의 변화와 함께 기능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잉여농산물을 판매하는 장으로서 지역 내 물자의 수평적인 상호교환의 장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발달에 따라 시장 간의 교환이 다양해지면서 시장의 규모에 따른 계층적인 구조가 형성된다. 물자의 수평적인 교환뿐 아니라, 장시들 간의 수직적인 흐름이 존재하는 계층적인 교환도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경제적인 목적에서 형성된 장시이지만, 각종 문물의 소개와 전파, 주민 상호 간의 정보교환, 음식과 구경거리를 통한 오락기능 등 경제 이외의 기능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교통,통신기능이 미진하여 용이하게 신문물에 접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지역을 순회하는 시장상인이 전하는 정보와 소개가 주민들이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신지식인만큼 장시는 정보창구의 역할도 톡톡히 하게 된다.

과거에는 구미 선진국에서도 장시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상설의 상점가,대형소매점 등의 등장과 함께 세계 각처의 장시는 그 기능이 소멸되거나 쇠퇴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장시가 상설의 재래시장,상점가 등과 함께 생활의 중요한 장으로서 그 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장시의 주된 참가자인 농민들은 장시에서 잉여생산물을 팔기도 하고 동시에 필수품을 구입하기도 하는 생산자 겸 공급자, 또는 수매자로서 활동한다.

장시는 단순히 물자를 판매 또는 구매하는 장소로서뿐만이 아니라, 음식을 먹으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교의 장 내지 정보교환의 장, 나아가서는 유일한 오락의 장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즉 장시란 지역주민들에게 경제,사회,문화의 종합적인 기능을 지닌 생활의 결절지인 셈이다.

그러므로 장시에 관한 연구는 전근대적인 상업시설로서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사례연구와 함께 새로운 관점에서의 학문적인 이론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장시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의 성장 유도, 관광산업의 발달에 따른 지역 마케팅 시각에서의 활성화 등 새로운 관점에서의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근래에는 장시의 대부분이 쇠퇴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의 농촌지역에서는 주민생활의 기본적인 요소 내지 주요 요소로서 잔존하고 있다. 장시는 농촌사회의 경제,사회,문화의 결절로서 지역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오랫동안 기능해온 만큼 아직도 중심지로서의 타성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장시를 한낱 과거의 역사적 유물로서만 간주할 것이 아니라, 장시를 통해 과거의 경제,사회,문화를 읽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성에 맞는 미래도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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