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50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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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禁忌語 |
영어음역 | geumgieo |
영어의미역 | tabooed word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진도군 |
집필자 | 박병훈,박종오 |
[정의]
전라남도 진도지역에서 일상생활 혹은 의례 등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기를 꺼리는 말이나 행동.
[개설]
금기는 일상생활이나 종교적 의례에서 어떤 대상에 대한 접촉이나 언행을 제한하는 관습을 일컫는다. 금기에는 행동이나 표시로 하는 것과 말로 하는 것의 두 유형이 있다. 신성한 제의 공간에 황토를 뿌리고 금줄을 쳐 사람의 출입을 막는 것은 전자에 해당하고, “밥 먹고 금방 누우면 소가 된다.” 등의 속담 등은 후자에 속한다. 진도는 어업에 종사하는 해안 지방으로서 특히 자연의 지배 및 영향력을 많이 받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언행을 제한하는 경향이 크다.
[내용]
진도 지역의 금기어는 의례와 관련된 금기, 세시풍속과 관련된 금기, 신체와 관련된 금기, 식생활과 관련된 금기, 주생활과 관련된 금기, 바다 일과 관련된 금기, 기타 금기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의례와 관련된 금기
의례와 관련된 금기는 주로 제사나 상장례, 출산과 양육, 혼례, 그리고 가택 신앙과 관련된 것들이다.
제사 의례와 관련된 금기로는 “제삿날 머리를 빗으면 안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제사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가면 제사를 받아 먹는 귀신으로서는 음식에 뱀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집에 제사를 앞두고 있으면 아기를 난 집, 초상난 집 가지 마라.”도 있다. 이는 의례의 신성이 서로 겹치면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상에 올리면 안 되는 음식에 관한 금기도 있는데, 복숭아나 갈치, 고등어, 장어처럼 비늘이 없는 생선, 팥고물로 만든 떡 등은 올리면 안 된다.
상장례와 관련된 금기로는 “초상을 치른 사람은 다른 집안이 대소사에 참여하면 안 된다.”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신성의 겹침과 함께 몸가짐을 조심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고양이가 시신을 넘어가면 시체가 일어선다”. “정월 시신은 선산에 생장을 하지 않는다.”, “객사한 사람은 대문으로 운구하지 않는다[담을 트고 나간다].” 등의 금기가 있다.
출산 및 양육과 관련된 금기는 몸가짐을 조심하라는 것과 음식을 가려 먹으라는 것으로 구별해 볼 수 있다. “같은 달에 아이를 낳으면 서로 조심한다.”든지, “젖이 부족하면 샘에서 타오고, 많으면 굴뚝에 버린다.”든지 하는 것은 행동과 관련된 것들이다. 음식과 관련된 것으로는 간재미[가자미], 상어, 달고기, 오리고기 등을 먹으면 아이의 피부가 좋지 않다고 하며, 염소 고기나 개고기를 먹으면 아이가 염소처럼 울거나 장애로 태어날 수 있다고 하는 등 임산부의 음식 섭취를 조심하게 하고 있다.
혼례와 관련된 금기로는 “혼례 치르는 집과 아기 난 집, 초상난 집에 부조(扶助)하면 부정 탄다.”라고 하여 의례의 신성이 서로 겹치면 안 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가택 신앙과 관련된 금기로는 “성주동우에 넣은 곡식은 남에게 주지 않는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자기 집의 유대를 강화하고, 집안 재물의 보호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의례와 관련된 금기는 모두 몸과 마음가짐을 조심함으로써 미리 일어날 일에 대해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2. 세시풍속과 관련된 금기
세시풍속과 관련된 금기는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의 정초(正初)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특히 정월 초하루부터 12일 동안 각 일진(日辰)에 따른 정초 12지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금기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쥐날 밤에 불 켜면 쥐가 굿하고[활발하게 활동하다] 다니니 불을 켜면 안 된다.”, “소날은 칼을 다루지 않는다. 칼을 다루면 그해 쟁기질할 때 연장 부서진다.”, “뱀날에는 머리를 빗지 않는다.”, “장은 말날 담으면 맛있다.”, “잔나비 날 바깥에 나가면 귀신 홀린다.”, “닭날 일하면 그해에는 곡식을 널면 닭이 허치고[흐트리다] 다닌다.” 등이 그것이다.
또한 “정월 14일 저녁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흑해진다[하얗게 된다].”, “동제 모실 때 추한 사람은 금줄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초하룻날 여자들은 남의 집을 방문하면 안 된다.”라고 하는 등 정월에 행하는 행동에 관해 조심하라는 의미를 담은 금기도 있다.
3. 신체와 관련된 금기
신체와 관련된 금기는 주로 조심스러움과 예절에 관련된 것들이다. 예를 들면 “손톱, 발톱은 밤에 깎으면 안 된다.” 또는 “다리를 떨면 복 달아난다.” 등이 그것이다.
4. 바다 일과 관련된 금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바다는 풍요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삶을 마감할 수 있는 무서운 공간이다. 따라서 혹시 일어날지 모를 사고와 관련된 금기가 많다. 예를 들면 “선상 생활 중에는 엎어진다, 까바진다[뒤집어진다] 등 불길함을 상징하거나 의미하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라든지, “꿈 중에서도 특히 머리에 이고 가던 광주리 같은 것이 뒤집혔다든가 하는 식의 전복을 의미하는 꿈 이야기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또 “원숭이 이야기는 언제 어느 때를 막론하고 해서는 안 된다.” 등이 그것이다. 또한 ‘“출항 전에는 여자와 관계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출항 전에 쥐가 배에서 내리면 출항하면 안 된다.”, “물에 빠진 시신을 보면 그냥 두면 안 된다. 건져야 한다. 안 건지면 시체가 따라온다.” 등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금기에 해당한다.
5. 식생활과 관련된 금기
식생활과 관련된 금기는 음식을 먹는 예절이나 음식을 아끼라는 의미를 담은 금기가 있다. 예를 들면 “어른보다 먼저 수저를 들면 안 된다.”라는 것은 예절과 관련된 것이고, “음식을 버리면 공이 없다.”, “먹던 음식은 아무 데나 버려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은 음식을 아끼라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6. 주거생활과 관련된 금기
주거생활과 관련된 금기는 행동이 관련된 것들이다. 예를 들면 “모서리에 앉으면 못 쓴다.”라든지, “문턱을 밟으면 안 된다.” 등이 그것이다. 이는 집안에서 바른 행동을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7. 기타
이 외에도 “시험 보는 날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된다[시험에 미끄러진다].”라든지 “밤에는 빨래 널면 안 된다.”라든지, “장사하는 집에서는 장이 서는 날은 다른 사람에게 불씨나 물을 안 내준다.” 등의 금기가 있다. 이는 모두 평소 행동을 조심하라는 것과 자신의 운과 관련된 내용들이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금기 또는 금기어는 미리 좋지 않을 일이 일어날 것을 방지하고 조심한다는 의미에서 항상 행동이나 마음가짐을 가다듬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미신이라기보다는 전해 내려오는 관습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조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