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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500491
한자 巫歌
영어음역 muga
영어의미역 shamanic song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집필자 이경엽

[정의]

전라남도 진도 지역에서 무당이 굿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

[개설]

무가는 굿이라는 종교 의례에서 연행되므로 일반 노래와 달리 주술 종교성이 있다. 또한 무당이라는 전문가에 의해 전승되어 왔기 때문에 문화적 가치와 문학성이 남다르다. 그리고 무가에는 서정·교술·서사·희곡 장르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 무가를 통해 우리는 민속 문학의 기층성과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채록 경위]

진도 무가는 1969년 문화재관리국에서 실시한 『한국민속종합보고서』(전남편)에 처음 수록되었다. 이후 진도씻김굿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하기 위한 조사보고서에 씻김굿 전체 무가가 수록되었다. 그리고 『진도무속현지조사』에 채정례 무녀의 씻김굿 무가가 악보와 함께 실려 있다. 또한 국립국악원의 『진도씻김굿』은 음향자료가 함께 있어 진도씻김굿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종류]

진도 무속 의례의 종류로는 비손·도신·성주물림·연신굿·용왕굿·씻김굿·덕물림 등이 있다. 비손은 두 손을 비비면서 치성을 드리는 소규모 의식이다. 도신은 음력 정월에 집안의 안녕과 운세를 빌기 위해 하는 의례다. 성주물림은 집들이를 할 때 집안의 안녕·재복·장수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연신굿은 해신에게 뱃길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의식이며, 용왕굿은 물에 빠져 죽은 이의 혼백을 건지는 의식이다. 씻김굿은 죽은 자의 영혼을 달래 주는 사령굿이자 산 사람들의 제액초복을 같이 빌어 주는 굿이다. 그리고 덕물림은 전통 혼례에서 신부가 신랑 집에 들어올 때 대문 밖에 상을 차려 놓고 상 앞에 앉아 징을 치면서 무가를 부르는 의식이다.

[장단]

진도씻김굿 에서 사용되는 악기로는 장구, 피리, 대금, 아쟁, 징 등이 있다. 이 악기들을 이용해 흘림, 살풀이, 굿거리,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 터벌림, 외장구, 외징 장단 등을 연주한다. 흘림은 2소박 4박형으로 안당, 고풀이, 넋올리기, 씻김 등에서 사용된다. 살풀이는 3소박 4박과 2소박 6박이 섞여 사용되는 장단으로 안당, 초가망석, 손님굿, 제석굿, 넋올리기에서 사용되고 있다. 무녀에 따라서는 살풀이를 풀이살이라고도 한다.

굿거리장단은 안당, 제석굿, 고풀이, 희설, 넋올리기, 길닦음 등에서 「에라만수」와 「천근소리」, 「자진지경다구기」, 「중복열하」 등의 악곡에 사용된다. 진양조 장단은 초가망석의 「세니로허허」, 제석굿의 「제석맞이」, 길닦음의 긴 염불 세 군데에 사용된다.

중모리는 제석굿의 「지경다지기」, 길닦음의 「중염불」과 「애소리」에서 사용된다. 이 가운데 「애소리」는 진도 지역의 「상여 소리」를 차용한 것이다.

자진모리는 제석굿의 「벼슬궁」과 길닦음의 자진염불에 사용되었다. 제석굿의 「벼슬궁」은 판소리와 음악적 특성이 유사하다. 엇모리는 제석굿의 중타령과 씻김에서 사용된다. 터벌림은 안당에서 ‘산도’ 부분에 사용하고 있다. 외장구는 손님굿에서 연주되며, 외징은 중천에서 연주된다. 외장구와 외징은 무녀가 직접 장구나 징을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연행 형태를 지칭하는 것이다. 외장구와 외징은 연주하는 무녀에 따라 규칙적인 장단형을 연주하기도 하고 불규칙한 형태로 연주하기도 한다. 규칙적인 장단형으로 연주할 경우 흘림이나 엇모리 등을 연주한다.

흘림과 살풀이, 엇모리, 외장구, 외징 등의 장단들은 풀이형 무가를 부를 때 사용하며, 선율이 고정적이지 않으며 시나위 연주도 자유롭다. 반면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 굿거리 등의 장단들은 선율과 악곡의 형식 등이 고정적이고 정형화되어 있는 삽입 가요나 개별 악곡들을 노래할 때 사용된다.

[특징]

첫째, 진도씻김굿에서 무가는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진도씻김굿은 10여 거리 이상의 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조왕-안당-초가망석-손님굿-제석굿-조상굿-고풀이-씻김-넋올리기-희설-길닦음-중천 등의 절차가 그것이다. 다른 지역 굿에는 비언어적 요소가 꽤 있지만 진도 굿에서는 그런 부분이 적고 모든 절차의 처음부터 끝까지 무가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둘째, 진도 무가는 음악적 표현이 다채롭다. 무가의 음악성은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지만 진도 무가에서 특히 부각된다. 진도 무가를 보면 사설의 문학적 짜임새나 서사적 체계보다 음악적 표현이 강조된다. 그래서 장단의 변화가 많고 선율이 복잡하다. 서정무가가 발달한 대신, 단조로운 장단을 사용한 축원 무가나 서사무가가 많지 않은 것은 이런 사실과 관련이 있다.

셋째, 진도 무가에는 서정적 표현이 많이 나온다. 진도씻김굿에서는 초가망석, 씻김, 넋올리기, 길닦음 등에서 서정무가가 많이 나온다. 초가망석을 보면, “은황산 그늘아래 슬피우는 벅궁새야 / 너는 어이 슬피를 우느냐 / 죽은 고목이 새순이 나서 가지가지 꽃이 피니 / 마음이 슬퍼 울음을 운다.”라는 대목에서와 같이 객체적 사실과 대비되는 자아의 모습을 통해 슬픈 정감을 환기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시적 자아는 고목에서 새순이 돋고 꽃이 피는 순환적 질서를 보면서, 그것과 대조되는 유한한 인생을 슬퍼하고 있다. 진양 장단에 맞춰 표현되는 이러한 서정은 남다른 문학적 성취를 보여 준다.

넷째, 진도 무가에는 서사무가가 적은 편이다. 전라남도의 다른 지역에 다 있는 서사무가인 바리데기나 장자풀이가 진도에는 전승되지 않는다. 죽은 자를 위한 사령굿에서 바리데기와 장자풀이가 전승되지 않는다는 점은 특이한 일이다. 진도에 전승되는 유일한 서사무가는 제석풀이다. 그런데 제석풀이마저도 자세히 듣지 않으면 서사적인 흐름이 불분명하다고 할 만큼 서사성이 약하다. 이런 점들은 음악성이 강조되어 온 전승 배경과 관련이 있다.

다섯째, 진도 무가는 음악 중심의 연희적 구성이 화려하다. 예를 들어 제석굿을 보면 음악을 통한 연희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제석굿에 나타난 말과 창의 교체, 장단의 분화 양상은 판소리적 구성을 연상시킨다.

중 근본찾기(말)-지도문(진양)-절구경(자진모리·진·진양)-중의 등장(말)-염불(중모리)-시주받기(중모리)-명당터잡기(말)-명당경(자진모리)-지경다구기(굿거리)-집짓기(자진모리·굿거리)-입춘붙이기(굿거리)-노적청(중모리)-업청(굿거리)-당산놀이(말·무악)-군웅놀이(엇모리)의 구성은 판소리와 흡사하다. 여기에서 진도 무가가 지닌 예술적 지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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